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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장자연 사건’ 아닌 ‘방사장 사건’이다” 진상규명 촉구 집회

등록 2019-03-24 17:18수정 2019-03-24 20:44

24일 중앙지방법원 앞서 여성 200명 모여 집회
장자연씨 죽음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 규명 요구
“성상납 아닌 성폭력…가해자 이름으로 명명돼야”
‘우리의 증언’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들머리에서 방사장 사건(장자연 리스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우리의 증언’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들머리에서 방사장 사건(장자연 리스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피해자 이름으로 사건이 불리는 동안에도 가해자들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ㄱ씨는 10년 전 배우 고(故) 장자연씨가 사망했을 때 초등학생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당시 세상이 얼마나 시끄러웠는지 기억한다. ㄱ씨는 ‘장자연 사건’ 이름으로 피해자의 이름이 알려지는 동안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밝혀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가해자에 대한 재조사와 진상규명이 이루어질 때까지 우리는 사법부에 대한 감시와 압박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24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도로 앞에 200여명의 여성이 모인 가운데 ‘방사장사건 진상 규명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장자연씨 사망 사건이 피해자의 이름이 아닌 가해자의 이름 ‘방 사장 사건’으로 불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앞서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씨는 “(고인이 남긴 문건에서)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과 방씨 성을 가진 3명의 언론인을 봤다”고 주장한 바 있다. 참가자들은 장씨에 대한 추모의 뜻으로 검은색 옷과 마스크를 썼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번 사건을 ‘성상납’이 아닌 ‘성폭력’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최 쪽은 “오늘 이 자리에 많은 기자 분들이 오셨는데, 여기 오신 분들만이라도 이번 사건을 성상납이 아닌 성폭행이라고 써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실제 이날 집회 주최쪽이 나눠준 손팻말과 구호문에는 성상납 대신 성폭행, 성폭력이란 말이 적혀 있었다.

조선일보 사옥
조선일보 사옥

이날 집회 주최 쪽은 성명을 내고 “정치·경제계의 권력을 남용하여 여성 배우에게 지속적인 성접대 요구, 협박, 폭행 등 연예계 성폭행 강요를 일삼아온 가해자에 대해 철저한 재수사와 진상규명을 통한 엄벌을 촉구한다”면서 “명백한 가해자인 조선일보 방씨 일가를 포함해 아직도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은 가해자들을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밝혀낼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자유발언에 나선 ㄴ씨는 “많은 국민들의 청원으로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어렵사리 얻은 이 기회를 또 놓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ㄷ씨 역시 “남은 기간 동안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분노한 여성들이 이번 사건을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는 서울여자대학교의 한 학생이 제안으로 서울지역 6개 여자대학교 학생들이 함께 주최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통해 참가자들을 모았으며, 생물학적 여성의 참가만 허용됐으며, 오후 5시께 마무리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장자연씨 죽음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고 장자연씨,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을 둘렀나 은폐·부실 수사 의혹 등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이들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 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법무부는 사건 조사를 맡고 있는 검찰 과거사위원회 활동 기간을 2달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4번째 연장 결정으로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오는 5월 말까지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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