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복장규정 어겼다고 수업기간 중 청소 시킨 건 학습권 침해

등록 2019-02-28 10:34수정 2019-02-28 10:47

인권위 “학생 훈육, 학습권 제한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고 있는 학생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고 있는 학생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교사가 복장 규정을 위반한 학생에게 수업시간 중 청소를 지시하는 건 학습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결정이 나왔다.

인권위는 28일 복장 규정을 위반한 학생에게 수업시간 중 청소를 시킨 대전광역시 소재 고등학교 교장에게 ‘학교생활규정’을 정비하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의 결정문을 보면, 지난해 4월9일 대전의 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ㄱ씨는 교복 대신 일반 점퍼를 입었다는 이유로 벌점 1점을 받고 학교 내 봉사(청소) 조처를 받았다. ㄱ씨의 아버지 ㄴ씨는 “학교 규칙에는 벌점 10점 이상일 때 교내 봉사활동을 한다고 돼 있는데 벌점 1점인 학생에게 수업시간 중 청소를 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같은 달 17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러나 학교 쪽은 “학교는 4월부터 교복 착용 규정을 위반한 학생들에게 벌점과 교내 봉사를 함께 부과하고 있다. 학생에게 청소 시간을 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자 학생 스스로 3교시 중 청소를 하겠다고 해서 1층 복도 청소를 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학교의 조처가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일반적 행동 자유권 및 학습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해당 학교의 ‘학교생활규정’ 제57조(훈계·훈육)를 보면, 벌점이 10점 이상인 경우에 한해 교내 봉사활동을 부여할 수 있는데, 벌점 누계가 1점인 학생에게 교내 봉사활동을 시키는 것은 학습권을 과도하게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학생에게 봉사활동 시간을 선택할 수 있게 했더라도 그동안 1교시에 주로 봉사활동이 실시된 점에 비추어 볼 때, 학생에게 수업 중 봉사활동 외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권위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 학교에서 복장 규정을 위반한 학생들은 지난해 3월 말부터 주로 1교시에 학교 내 봉사활동(청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또 학교가 학생들의 복장 규정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벌점 부과와 봉사활동(청소)을 시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훈계·훈육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해당 학교 교장에게 벌점 부과와 봉사 조처가 중복되지 않도록 ‘학교생활규정’을 정비하고, 수업시간 중 교내 봉사를 시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교사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