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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애묘호텔 한달 전 풀예약…설 명절 집사들 명절나기 어떻게?

등록 2019-02-03 10:36수정 2019-02-03 11:14

5일 긴 연휴…여행·고향 방문 장기간 집 비워
천만 반려인들 맡길 곳 찾느라 예약 전쟁
애묘호텔·펫시터, 한 달 전에 예약 이미 동나
노원구·서초구 등 ‘반려견 보호 쉼터’ 운영도
사료 먹는 고양이들. <한겨레> 자료사진
사료 먹는 고양이들. <한겨레> 자료사진
설 명절을 앞두고 ‘토리 엄마’ 김지수(25)씨에게 걱정이 하나 생겼다. 설 연휴 동안 강원도 홍천인 부모님 집에 가게 되면서 김씨가 키우는 먼치킨 고양이 토리를 맡길 곳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고양이를 키우고 처음으로 맞는 명절인데, 연휴 동안 집에 고양이를 혼자 두기에는 불안하다”며 “요즘 고양이 맡길 곳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 설을 앞두고 김씨처럼 반려동물 맡길 곳을 찾아 헤매는 ‘집사’(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들이 자신을 낮춰 이르는 말)들의 시름이 늘고 있다. 5일 간의 긴 연휴 탓에 고향에 내려가거나 여행 계획을 세우는 등 장기간 집을 비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을 맡길 곳을 찾는 ‘집사’들 사이엔 그야말로 ‘예약 전쟁’이 일고 있다.

네이버 카페 ‘냥이네’ 화면 갈무리
네이버 카페 ‘냥이네’ 화면 갈무리
■애묘 호텔·펫시터 “1개월 전부터 예약 꽉 차”

집사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애묘 혹은 애견 호텔이라고 불리는 위탁시설이다. 애묘호텔은 하루에 3만~6만원을 내면, 호텔 관리자가 아침에 고양이들이 묵는 객실과 화장실을 청소하고, 사료·물 등을 먹이고 놀아준 뒤 낮잠을 재운다. 오후 6~7시께 고양이들이 일어나면 간식을 먹이고 놀아주며 집사들에게 고양이들이 잘 지내고 있다는 사진을 찍어 전송해주기도 한다. 고양이를 집으로 직접 데리러 갔다 집으로 다시 데려다 주는 ‘픽업 서비스’를 해주는 애묘호텔도 있다. 객실마다 웹캠이 설치돼 있어 호텔에서 자신의 고양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주인이 휴대전화로 확인할 수 있는 호텔도 있다.

지난 1일 <한겨레>가 서울 시내 애묘호텔 5곳에 전화해 본 결과 모두 예약이 꽉 찬 상태였다. 서울 강서구 목동에서 애묘호텔 ‘냥이호텔’을 운영하는 박지만(38) 대표는 “설 연휴가 끝나는 6일 오후부터 예약이 가능하다”며 “11개 객실 모두 2일~6일 설 연휴 예약이 이미 1월 초께 끝난 상황이다. 예약이 찬 이후에도 30명이 더 예약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오드리캣츠’의 10개 객실도 모두 예약이 끝났다. 이자영(45) 대표는 “초보 집사들은 명절을 며칠 앞두고 예약을 신청하지만, 고참 집사들은 2달 전부터 예약을 시작한다”며 “명절 연휴 동안의 예약은 이미 1달 전에 다 끝난 상황이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의 집에 직접 찾아가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펫시터 서비스’도 명절 특수를 누린다. 2015년 펫시터 서비스를 시작한 ‘도그메이트’의 김예지(28) 매니저는 “명절 때는 전월 대비 매출이 2배 정도 늘어난다”며 “올해도 설 연휴 전달부터 신규 가입자가 20~30% 늘었다”고 밝혔다. 김 매니저는 “펫시터의 집에 강아지를 맡기는 서비스와 펫시터가 고객의 집에 방문하는 서비스 두가지 모두 설 연휴 기간 예약이 꽉 찬 상황”이라며 “방문 서비스는 평상시보다 1.5배 정도 요금이 비싼 편인데 펫시터 15명 모두 보름 전에 예약이 끝났다”고 말했다. 펫시터와 반려동물 주인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인 ‘펫플래닛’의 권기산(26) 운영팀장도 “150명 펫시터 중에 10명 내외만 예약이 가능하다”며 “명절 연휴에는 평상시보다 이용 요금이 5천~1만원 정도 비싼 편인데 이미 설 연휴 1달 전부터 예약하는 고객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펫시터 연결 플랫폼 ‘펫플래닛’ 사이트 화면 갈무리
펫시터 연결 플랫폼 ‘펫플래닛’ 사이트 화면 갈무리
■ 지자체 ‘반려견 보호 쉼터’ 운영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지자체도 팔을 걷어붙였다. 설 명절 연휴 기간 동안 반려동물을 맡길 곳이 없는 시민들을 위한 ‘반려견 보호 쉼터’를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서초구청은 지난 12월 문을 연 ‘서초동물사랑센터’에서 오는 2일부터 6일까지 반려견을 돌봐준다고 밝혔다. 서초구는 설 연휴 5일 동안 고향을 방문하거나 집을 비우는 가정 중 관내 등록된 반려견에 한해 모두 12마리의 반려견을 맡아 돌봐줄 예정이다. 특히 유기견 입양가정, 저소득층, 사회성에 문제가 없는 소형견이 우선순위다. 한번 이용할 때 위탁료 5천원만 내면 된다.

노원구청은 구청 건물에서 반려견 쉼터를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 노원구는 4일부터 6일까지 구청 2층 대강당에서 관내 반려견 보호 20가구(가구당 1마리)의 반려견을 맡아 돌봐줄 예정이다. 30일까지 구청 보건위생과와 동주민센터에서 방문 접수를 받아 유기견 입양가구 및 저소득층을 우선으로 선정했다. 구청 관계자는 “1일 현재 이미 예약이 꽉 차 신청이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청자가 이용료 5천원을 내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자원봉사자 펫시터(3인 1조) 2개조가 6시간씩 교대로 돌보고, 밤 9시 이후에는 시시티브이(CCTV)를 통한 모니터링 및 순찰, 비상 시에는 동물병원 이송하는 방식으로 쉼터를 운영한다.

■동물 성향에 맞는 서비스 선택 필요

호텔도, 지자체도 아닌 곳에 반려동물을 맡기는 이도 있다. 1년반째 페르시안 친칠라 고양이 ‘호두’를 키우고 있는 이은호(34)씨는 이번 설 연휴 동안 고향에 가 있는 동안 친구 집에 자신의 고양이를 맡기기로 했다. “고양이가 좁은 공간에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넓은 집에서 지내는 것을 더 좋아해 호텔이 아닌 친구 집에 맡기기로 했다”며 “친구가 이미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어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이은호씨가 키우는 고양이 ‘호두.’ 이은호씨 제공
이은호씨가 키우는 고양이 ‘호두.’ 이은호씨 제공
이형주(40) 사단법인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명절 동안 주인과 떨어져 있는 반려동물들을 돌봐주는 다양한 서비스가 있지만 반려동물의 성향에 따라 서비스를 잘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만약 새로운 환경이나 사람에 불안해하는 반려동물이라면 호텔이나 펫시터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에 미리 호텔을 데려가 보거나 펫시터와 만나 익숙해지도록 한 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위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과 모임을 만들어 주인이 집을 비웠을 때 서로 번갈아 가면서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문화도 요즘 정착돼 가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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