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이던 김지은씨를 상대로 2017년 8월 29일부터 2018년 2월 25일까지 10차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과 강제추행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제기된 모든 혐의를 벗겨줬죠. 1심 법원의 논리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①위력은 있으나 행사하지는 않았다
②피해자 진술 믿을 수 없다
하지만 1일 2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6개월 선고한 뒤 법정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이 상당 기간 반복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2심 재판부는 1심의 주요 논리를 모두 뒤집었습니다.
①1심: 위력은 있으나 행사하지는 않았다
☞2심: 위력이 있었고 행사도 했다
②1심: 피해자 진술 믿을 수 없다
☞2심: 피해자 진술 일관돼 믿을 수 있다
위력에 대해 2심은 “피고인 지위나 권세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했다. 피해자가 수행비서로서 권력적 상하관계에 있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는 것을 이용해 간음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서도 “성폭행 피해자의 반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피해자 진술 주요 부분에서 일관성 있다. 모순되는 부분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2심은 ‘김씨가 피해자답게 굴지 않았다’는 안희정 쪽 주장에 대해 “피해자의 모습을 정형화한 편협한 관점에 기반한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1심 판결 직후 “죄송하다. 다시 태어나겠다”고 했던 안 전 지사는 2심 판결 직후 “할 말이 없다”는 짧은 입장만 내놨습니다.
피해자 김지은씨는 “안희정과 분리된 세상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그 분리가 제게는 단절을 의미합니다. 화형대에 올려져 불길 속 마녀로 살아야했던 고통스러운 지난 시간과의 작별입니다”라며 “말하였으나 외면당했던, 어디에도 말하지 못하고 저의 재판을 지켜보았던 성폭력 피해자들께 미약하지만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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