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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강경화 장관, 김복동 할머니 조문 “너무 죄송하다”

등록 2019-01-30 14:10수정 2019-01-30 21:42

박상기 장관·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이틀째 조문
추모하는 시민들 발걸음도 끊이지 않고 이어져
윤미향 이사장 “할머니, 어딜 가도 일 중심으로 생각하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평화운동가였던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틀째 이어졌다. 교복을 입은 청소년 등 시민 100여명도 빈소를 찾아 김 할머니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0일 아침 8시10분께 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강 장관은 조문에 앞서 나비 모양 포스트잇에 ‘우리의 마음과 역사 속에 길이 남아주시오소서. 강경화’라는 글귀를 적어 빈소 앞에 마련된 추모벽에 붙였다.

김 할머니의 영정 앞에 절을 한 뒤 빈소를 나온 강 장관은 상임장례위원장을 맡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뒤 짧은 대화를 나눴다. 김 할머니의 임종에 대해 강 장관은 “(암) 수술 뒤에 경과가 좋으셔서 잘 지내실 줄 알았는데…”라고 말을 꺼냈고, 윤 이사장은 “계속 모르핀을 강하게 투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같은 날 돌아가신 이아무개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돌아온 지 한시간 뒤에 가셨다. (활동가들이 임종을 지킬 수 있도록) 가시는 길도 우리를 배려하고 가시는구나…(생각했다)”라며 “(김 할머니가) 가시기 전에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하셨다”고 답했다. 이에 강 장관은 “너무 죄송합니다”라고 슬픔을 표한 뒤 10분 동안의 조문을 마치고 장례식장을 떠났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된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위한 장학금 통장을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된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위한 장학금 통장을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이날 오전 9시54분께 빈소에 도착해 김 할머니를 조문했다. 박 장관은 빈소에 들어가기에 앞서 ‘참으로 힘든 세월 보내셨습니다. 이제나마 편히 영면하십시오. 박상기’라고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조문을 마친 박 장관은 윤 이사장에게 “그동안 고생 많으셨죠”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고, 윤 이사장은 “(김) 할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셨죠”라고 답했다.

오전 10시37분께에는 명성교회 설립자인 김삼환 목사가 방문해 김 할머니의 영정 앞에서 묵념하고 기도를 마친 뒤 빈소를 떠났다.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 대주교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빈소를 찾아 “한-일 정부가 하루빨리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쓰다듬는 이런 마음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일본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서라도, 또 얼마 남지 않은 분들의 여생을 보람있게 살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신이 28살, 김 할머니가 67살 때부터 만나 지금까지 함께 싸워왔다는 윤 이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할머니는 당신의 감정을 굉장히 절제하는 분이었다. 어딜 가도 늘 슬픔을 절제하면서 눈을 부릅뜨고 기자와 정부 대표를 만날 때 그 사람 눈동자를 향해 강한 말을 하셨다”며 “그런데 숙소로 돌아오시면 그게 무너진다. 온 신경을 곤두세워 일하다가도 숙소로 오면 퍼지던 그런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안 다닌 곳이 없는데, 런던에 가도 런던탑이 어떻게 생겼는지 관심조차 없었다. 일 중심적으로 생각하셨고, ‘문제가 해결 안 됐는데 어떤 좋은 걸 본다고 웃음이 나오겠다’라고 하셨다”며 “결국 할머니에게 일상의 웃음을 일상의 여행을 선물해드리지 못했구나, 그런 점이 가슴 아프고 죄송스럽다”고 돌아봤다.

선담은 김민제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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