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3배로 안사주면 수사하게 하겠다 협박받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15일 법조·건설 브로커 윤상림(53·구속 기소)씨가 2003년 송재빈(37)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전 대표한테서 2억여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윤씨의 차명계좌와 그가 강원랜드에서 사용한 수표 83억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송씨로부터 2억여원이 윤씨의 차명계좌로 흘러간 것을 밝혀내고, 최근 송씨를 2~3차례 불러 돈을 건넨 이유 등을 캐물었다. 검찰 관계자는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의 주식을 갖고 있던 윤씨가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봤으니 내 주식을 사달라’고 송씨에게 요구했다고 한다”며 “윤씨가 ‘검찰과 경찰에 아는 사람이 많으니 주식을 사주지 않으면 당신을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송씨는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씨는 실제 주식값보다 3배나 많은 돈을 윤씨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윤씨는 송씨를 협박한 사실 등을 부인하고 있다”며 “윤씨가 어떻게 주식을 보유하게 됐는지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씨는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아들 김홍걸(42)씨와 최규선(45) 미래도시환경 대표 등에게 주식을 제공한 혐의가 검찰에 적발돼 2002년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를 불러왔다. 또 2001년 9월 계열사가 보유하던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의 주식 매도대금 8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지난해에는 금융감독원이 자회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송씨의 수사를 의뢰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윤씨가 2003년 경기 지역의 경찰 간부 ㅈ씨로부터 “중징계를 무마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잡고, 경찰 간부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 간부는 ‘윤씨가 경찰에 아는 사람이 많고, 징계위원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주변의 말에 따라 윤씨에게 부탁을 했다”며 “그렇지만 경찰 간부는 중징계를 받았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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