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안락사 논란에 대해 “대량 살처분과 다른 인도적 안락사”를 주장하며 대표직 사퇴를 거부한 것에 대해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직원연대)와 동물보호 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박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락사 논란과 관련해 “(개들의) 고통에 개입해 그것을 최소화해주는 것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물보호 활동이었다”고 항변했다. (▶관련 기사 : 박소연 케어 대표 “대량 살처분과 다른 인도적 안락사” 사퇴 거부)

이에 대해 직원연대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어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것은 인도적 안락사가 아니다”라며 박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소연 대표는 본인의 무분별한 안락사 지시를 정당화하고, 오히려 안락사의 사회적 공론화에 앞장서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케어를 지지하고 응원했던 후원자, 내부 직원들에게조차 안락사 사실을 은폐했으면서 현 시점에서 박소연 대표가 제기하는 ‘안락사의 사회적 공론화’ 주장은 면피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박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직원연대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가장 큰 직격탄은 동물들이 맞게 된다”며 “이번 사태로 후원을 중단한 1000여명의 회원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박소연 대표가 사퇴하면 다시 후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케어의 정상화를 위해 박소연 대표의 사퇴가 선행돼야 한다”고 박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동물권행동 카라’(카라) 역시 전날 성명 발표에 이어 이날 박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을 비판했다. ‘카라’의 한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많은 동물보호 단체들이 ‘케어’와 똑같이 어려운 여건에 놓여있지만, (케어와 달리) 동물을 구조해 끝까지 책임지고 돌보고 있다”며 “동물학대와 관련해 여러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밀리에 이뤄진 동물 안락사를 구조적인 문제로 정당화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가 논란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18일 동물보호 단체인 카라와 동물자유연대는 공동성명을 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은 박소연 대표의 독단에 의한 동물권단체의 지향성 훼손, 조직 내 공유 차단,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사회와 시민을 기망하고도 이에 무감각한 도덕성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박소연 대표는 개식용 금지를 위해서는 임의 도살을 금지해야 한다고 부르짖어 왔다. 그러나 자신이 마치 초법적 존재인 양 숨어서 몰래 해 온 살처분 행위에 대해서만 스스로 무한한 면죄부를 발부하고 사회에 강요하며 물타기에 여념 없다”고 박 대표를 둘러싼 논란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