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17일 마무리됐다. 검찰은 이르면 18일, 늦어도 다음 주 초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은 17일 오전 9시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해 지난 15일 끝내지 못한 피의자 신문조서 열람을 마쳤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조서 열람과 별개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는 (지난 15일) 모두 마무리됐다”고 밝혀, 이르면 18일 오후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1일과 13일, 15일 소환 조사에서 일제 강제노역 사건 재판 개입 혐의,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실행 혐의 등 40여개 혐의 모두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 ‘실무진이 한 일이다’라며 부인했다고 한다.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최상위 상급자’로서, 검찰 사법농단 사건에서 주범이자 공범으로 엮여 있어 구속영장 청구 자체는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검찰이 이미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과 양 전 대법원장을 함께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 판사는 “임 전 차장이 윗선에 비밀로 하고 이렇게 광범위하게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고 보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 양 전 대법원장이든 두 대법관이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다. 검찰이 임 전 차장의 ‘윗선’에 대해 일괄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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