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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영상+] 학교선 코치, 실업팀선 선배…무방비로 노출된 선수들

등록 2019-01-11 15:09수정 2019-01-14 09:32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심석희 선수의 폭로로 빙상계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빙상계를 넘어 체육계 전반에 똬리 튼 폭력과 성폭력 관행에 고통받고 있는 또다른 ‘심석희들’에 대한 관심 또한 촉발하고 있습니다.

핸드볼 선수 출신 최희윤씨와 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2012년 논문 <한국에서 핸드볼 선수로 살아가기 : 은퇴한 여자핸드볼 선수의 삶에 관한 내러티브>에서 은퇴한 여자 핸드볼 선수 4명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 이들이 어릴 때부터 겪었던 일상적인 폭력과 성폭력 실태를 지적합니다.

이들은 선수가 되기 위한 훈련을 시작하는 중고등 학생 때부터 코치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삶이 어릴 때부터 펼쳐지는 셈입니다.

“지금도 코치선생님과 같은 연배의 아저씨들을 보면 잠시 멈칫해요. 그만큼 저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어요. 매일같이 저에게 ‘돌팅아!’ ‘돌대가리야!’ ‘이 XX야!’라고 입에 담기조차 힘든 욕설을 퍼부었고, 심지어 실내화로 얼굴을 때리고, 고무표지판을 머리에 씌워 놓고 몸을 발로 차고, 바닥에 패대기치고 발로 밟고, 차라리 몽둥이로 때리는 건 양호했어요. 어떤 날은 장갑을 끼고 제 얼굴을 때리다가 귀를 잡고 바닥에 패대기쳤는데 귓불이 찢겨져서 피가 흘렀어요”-김보은(가명)

심지어 코치에게 성폭력을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을 통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코치선생님의 이런 비인간적인 행동은 이게 다가 아니었어요.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검사를 해보겠다고 하며 귀와 혀에 자신의 혀를 갖다 대고, 심지어 여성의 소중한 곳을 범한 적도 있다고 했어요. 이 뿐만 아니라 다친 부위를 자신이 봐야겠다며 서슴없이 들춰보고, 더듬으셨어요”-김보은(가명)

논문은 이 같은 폭력이 ‘조재범’과 같은 코치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중고등 학교 때는 주로 코치가, 실업팀에 들어간 뒤에는 주로 선배가 폭력을 휘두르는 형태로 바뀝니다.

정용철 교수는 “10년 전에 인권위와 대한체육회가 조사를 했는데 제대로 대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한체육회는 주도권을 내려놓고 독립적인 전문가 등으로 꾸려진 민간기구가 전수조사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 교수는 “선수촌에 폐회로텔레비전이나 비상벨을 설치한다는 대한체육회의 대책은 너무 안이하다. 조재범 코치 감옥 보내고 몇몇만 징계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책임지고 사퇴하고 다음 회장이 진지한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며 전면적인 인적 쇄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스포츠 성폭력을 근절할 기회는 영영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하시죠.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제작 정희영 hee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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