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자신이 근무했던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는 동안 이에 반대하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조합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밖 기자회견을 강행하면서 11일 오전 서초역 일대는 교통이 마비돼 극심한 혼잡을 겪었다. 양 전 원장은 경찰이 미리 열어둔 길로 1분도 안 돼 맞은편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할 수 있었지만, 시민들이 이용하는 버스정류장은 임시정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동이 트기 전 새벽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조타운에는 카메라와 노트북을 든 기자 수백명으로 북적였다. 대법원 정문 앞에서 서초역 5번 출구까지는 언론사 차량이 이미 차선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다.
인도는 경찰과 기자, 시위대,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양승태를 구속하라’는 현수막과 포스터를 손에 든 민중당 회원 20여명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40여명 등 시위에 나선 150여명이 거리에 나왔다. 대검찰청 맞은 편에서는 애국문화협회, 자유연대 등 보수우익 단체 회원 수십명이 양 전 원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며 자리를 지켰다. 충돌을 막기 위해 서초역 일대에 모인 경찰 병력만 1400여명이었다. 대법원 정문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은 오전 8시~10시 동안 대법원 동문 앞 임시정류장으로 옮겼다.
오전 9시 5분께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마친 양 전 대법원장은 타고 온 검은색 그랜저 차량을 다시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차는 경찰의 통제로 막힘없이 서초역 사거리에서 차량을 통제 중이던 서울중앙지검 서문을 통과했다. 500m 정도 되는 거리로 걸어서는 5분가량 걸리는 거리다. 양 전 대법원장이 지나는 동안 서초역 네거리 왕복 8차로, 왕복 6차로 도로가 신호를 기다리는 차들로 꽉 막혔다. 서초사거리에서 남부터미널로 향하는 도로는 평소 출근 시간에도 정체가 심한 곳이다.
전직 대법원장의 무리한 입장 발표로 현직 대법원장은 출근 시간을 늦춰야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 조사가 시작된 후인 9시 50분께 출근했다. 평소보다 40~50분 늦게 출근한 셈이다. 김 대법원장은 출근길 기자들을 만나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 외에 다른 말씀을 드리는 것은 지금으로써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최우리 장예지 이주빈 기자
ecowoori@hani.co.kr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기에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앞 기자회견에 반대하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조합원 등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출근 시간 기자회견을 강행하면서 버스정류장이 옮겨졌다. 최우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