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사의를 표명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대법관) 후임으로 조재연(62·사법연수원 12기) 대법관이 임명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오는 7~8일께 조 대법관을 법원행정처장에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법관은 2017년 6월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상훈 대법관 후임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해 그해 7월 대법관이 됐다.
조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어떤 권력도 집중되면 남용될 수 있다”며 대법원장의 사법행정 권한 분산을 비롯한 사법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 대법관은 당시 “대법원장에게 사법부 인사·예산권 등 권력이 지나치게 쏠린 것은 당연히 고칠 필요가 있다. 특정인에 쏠린 권력을 분산하고, 사법부 내부 민주화를 요구하는 비판의 목소리를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판사들이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계급화하는 것은 헌법이나 법률이 지향하는 바가 아니다”라며 사법관료화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대법원장 권한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법원조직법 개정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국회를 상대하는 법원행정처장에 조 대법관을 임명한 것은 ‘사법개혁 의지 후퇴’라는 비판을 받는 김 대법원장이 다소 유연하게 국회 협상에 접근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상 처장은 그동안 국회와의 협상에서 완고한 태도로 여야 모두로부터 ‘점수’를 깎인 바 있다.
조 대법관은 덕수상고와 성균관대 야간부 법학과를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한 입지전적 인물로 화제를 모았다. 1982년 판사로 임관한 뒤, 1993년부터 24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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