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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덕 부장·황창평 차장 미림팀 재조직 관여

등록 2005-12-14 19:35수정 2005-12-14 22:33

오정소 국장 주도…보안각서 쓴 한정식집 ‘망원’ 통해 대상 선정 ‘M보고’ 밀봉해 국장이 윗선 절달…41개월간 테이프 1천여개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조직인 ‘미림팀’이 김영삼 정부 때 재조직되는 과정에 당시 안기부장과 국내 담당 차장이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림팀의 도청 정보는 당시 정권 실세인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46)씨와 이원종(66) 정무수석에게 직접 전달됐음이 확인됐다.

누가 지시했나?=서울중앙지검은 “문민정부 때인 1994년 6월 국내정보 수집 담당인 오정소(61) 4국장이 미림팀 재건을 주도했다”며 “당시 김덕(70) 안기부장과 황창평(65) 차장이 미림팀 재구성에 관여하거나 최소한 재건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오씨는 1차 미림팀장이던 공운영(58·구속기소)씨에게 “서기관으로 승진을 시켜줄 테니 과거 활동 경험을 살려 미림팀을 재구성해 획기적으로 활동하라”고 지시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2차 미림팀의 도청 대상자는 정·재·학·종교계 인사 등으로 다양했고, 97년 대선 전에는 여야 대통령 후보의 측근 인사들이 주 표적이었다. 미림팀은 ‘보안각서’를 쓴 서울의 이름난 한정식집 지배인·종업원 등 ‘망원’으로부터 주요 인사들의 예약 상황을 전해 듣고 도청 대상자를 선정했고, 감청부서인 과학보안국이 유선전화를 도청해 얻은 정보에 따라 대상자를 정하기도 했다.

검찰은 “과학보안국이 유선전화 감청을 통해 얻은 도청 대상자의 모임 장소 등을 4국장에게 서면이나 내부통신망으로 알려주면 국장이나 과장이 공씨에게 도청을 지시했다”며 “차장이 직접 도청을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미림팀은 3년5개월 동안 1천여개의 도청 테이프를 생산했다.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 황교안 2차장 검사가 14일 오후 지검 청사에서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도청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A href=\"mailto:jsk@hani.co.kr\">jsk@hani.co.kr</A>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 황교안 2차장 검사가 14일 오후 지검 청사에서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도청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도청 정보 유출·악용 =미림팀의 도청 정보는 일반적으로 팀장인 공씨→과장→부국장→국장으로 이어졌다. 그 뒤 국장이 보고서의 내용에 따라 배포할 곳을 정하고 봉투에 ‘엠(M·미림팀의 이니셜) 보고’라고 쓰고 밀봉한 뒤 안기부장과 차장에게 전달했다. 김덕 안기부장과 황창평 차장은 보고서를 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권영해(68) 안기부장은 인정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시기에 따라 보고 방식은 일정하지 않으나 어떤 형태로건 안기부장과 차장에게 보고됐다”고 밝혔다.

미림팀 도청 정보는 안기부 차장들을 통해 김현철씨와 이원종 정무수석에게 전해졌다. 김현철씨는 도청 정보를 보고받은 것을 부인했으나, 이 수석은 “김현철씨가 나에게 정치인들의 대화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보내준 일이 있다”고 진술했다. 오정소 차장도 “내가 미림팀을 관장하는 동안 녹취보고서를 토대로 필요한 내용을 몇 차례 김현철씨에게 보고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 수석은 오정소씨가 차장에서 물러난 뒤 임아무개 2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미림팀의 도청 정보는 정치에 활용됐다. 이원종 수석은 96년 12월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의 지지세력 확충을 위한 모임의 대화를 미림팀이 도청한 내용을 보고받고 백아무개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벌써 움직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서아무개 의원도 다음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이원종과 김현철한테서 은근히 나무라는 전화가 왔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미림팀 보고서가 김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됐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다”며 “다만, 안기부장의 주례보고서 내용에 미림팀이 수집한 첩보가 포함돼 보고되는 경우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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