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인후통 등 독감(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가 급증해 지난 절기 독감 유행이 정점이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인후통 등 독감(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가 급증해 지난 절기 독감 유행이 정점이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8일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12월16~22일 외래환자 1천명당 독감 의심환자는 71.9명이었다. 지난달 16일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당시 외래환자 1천명당 7.8명 수준이던 의심환자가 한달 동안 약 9배 증가했다. 지난해 독감 유행이 정점(12월31일~1월6일)일 당시 외래환자 1천명당 72.1명과 유사한 수치다.
질본은 이번 절기 첫 B형 바이러스(야마가타형)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독감 바이러스는 핵산 유형에 따라 A형과 B형으로 나뉘는데, A형은 상대적으로 변이가 많고 B형은 변이가 적은 특성을 보인다. 검체에서 모두 465건의 바이러스를 분리한 결과 A형(H1N1)이 372건으로 76.6%에 이르렀다. 질본 관계자는 “2016~2017년, 2017~2018년 두 절기에 보이지 않던 ‘H1N1’ A형 바이러스가 다시 돌고 있다”며 “해당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던 사람들의 경우 면역성이 떨어지므로 독감 환자 수에 영향을 미쳤고, 예년에 견줘 초·중등학교에서 독감 유행이 일찍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독감 유행시기 초반엔 주로 어린이 환자가 많다가 어른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인다. 12월22일까지 독감 의심환자는 13~18살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독감 유행시기는 보통 12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지므로,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질본은 설명했다.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독감을 100%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덜 앓게 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유행이 예측되는 균주가 백신에 포함되고, 예방접종 뒤 시간이 흐를수록 면역력이 감소하므로 해마다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독감 예방을 위해선 기침 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를 생활화하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
최근 독감으로 인해 오셀타미비르 성분의 ‘타미플루’를 복용한 중학생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당 약 복용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태이다. 질본 자료를 보면, 일부 소아·청소년 환자들에게서 오셀타미비르 복용 뒤 경련과 섬망(의식 상태의 동요와 운동성 흥분이 동반된 상태) 같은 신경정신계 이상증상이 보고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오셀타미비르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게서도 유사한 증상이 발생한 적이 있어, 이상증상이 약 부작용에 따른 것인지 독감 바이러스 등 다른 요인이 개입된 것인지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질본 관계자는 “소아·청소년이 오셀타미비르 약품을 복용할 경우, 혹시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 최소 2일간은 보호자들이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