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 갈 정도면 큰 범죄 저질렀단 말이죠. 국민이 낸 세금으로 잘해줄 필요 없습니다.” 소년원 인권 실태를 다룬 올해 초 언론 보도에는 이런 댓글들이 달렸다. 소년원을 얘기할 때 흔히들 하는 오해다. 하지만 소년원은 소년교도소와 다르다. 살인·강도·성폭행·방화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소년범(만 14~18살)은 대부분 형사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소년원이 아닌 소년교도소 등에 수감된다. 소년교도소는 경북 김천에 있다. 물론 소년원에도 강력범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죄질로 보면 소년교도소에 가야 하는데 비싼 변호사를 사 소년원에 온 경우다.
소년원에 강력범이 소수라는 건 고봉중·고등학교(서울소년원) 학생 현황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범죄 유형으로 보면, 항상 절도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지난 10월1일 기준, 학생 185명 중 78명(42%)이 절도죄로 이곳에 왔다. 고봉중·고에서 근무하는 한 선생님은 “친구들과 함께 조그만 가게를 털거나, 오토바이·자전거 등을 훔쳐다 판 사례가 일반적”이라며 “맛있는 것 먹고 놀고 싶은데 돈이 없으니까 훔치게 되는 것이다. 몇몇 가벼운 절도는 내 어릴 적 ‘수박 서리’가 생각나는 사례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은 어린 장발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절도 다음으로 많은 범죄가 사기다.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허위 매물을 올리고, 돈을 챙기는 예가 대표적이다. 사기죄로 온 18명(9.8%)까지 포함하면, 재산범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이 밖에 폭력 18.7%(35명), 성범죄 13%(24명), 기타 범죄가 16.3%(30명)를 차지한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