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조사받기 위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날 장미꽃을 든 지지자들이 김 지사를 향해 꽃을 던지기도 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와 법정에서 맞대면했다. 특검이 대질조사를 진행한 8월 이후 넉달 만의 재회다. 드루킹 김씨는 “김 지사 앞에서 댓글조작 프로그램을 시연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조작 관여 혐의 김경수 경남지사 속행공판에 드루킹 김동원씨가 증인신문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12.7 연합뉴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 심리로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51)에 대한 다섯 번째 공판이 열렸다.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시연했다”고 주장했다. “직접 시연한 게 사실이냐”는 특검측 질문에 “당연하다”고 재차 밝혔다. 2016년 11월9일 김 지사가 드루킹측 근거지인 경기도 파주 ‘산채’를 방문했고, 김 지사 앞에서 ‘둘리’ 우아무개씨와 함께 킹크랩을 시연했다는 것이다. 특검측이 킹크랩 개발이 완료되기 전 프로토타입부터 시연한 이유를 묻자, 드루킹 김씨는 “그런 큰 일 하면서 정치인 허락없이 진행하나. 당연히 허락받기 위해 시연하고 허락을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지사에 과거 한나라당 댓글 (조작) 기계에 대해 설명했다’고도 주장했다. 김씨는 “보통 정치인들은 아이티(IT)에 대해 상당히 어두운데, 김경수 의원은 상당히 관심이 많았고 제가 얘기하는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속행공판을 받기 위해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2.7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관련 주장도 이어갔다. 김씨는 “1월10일 김 지사를 만났을 때 ‘어르신이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발음을 어렵게 생각한다. 발음이 잘 안되니 명칭을 쉽게, 발음을 쉽게 해보라’는 의도로 말했다. 그 날 회원들과 상의해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으로 소개해드리는 것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김씨는 “어르신이 누구냐”는 특검쪽 질문에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를 말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앞서 자신이 정리한 ‘경제민주화’ 보고서가 문 대통령쪽에 전달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측 사무실을 방문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킹크랩 시연을 보지 못했다며 댓글조작 공모 의혹에 강하게 맞서고 있다. 이날 김 지사는 재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에 “몇 번의 재판을 통해서 (드루킹 일당이) 서로 진술을 맞춘 정황이 드러났다. 진실과 사실이 명확히 밝혀지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관련 드루킹쪽 주장에 대해 “드루킹쪽 일방적인 진술”이라고 일축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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