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품종의 유명 고양이를 사주겠다고 속여 1억7500여만원을 가로챈 고양이 사업가가 검찰에 붙잡혀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업가가 고양이 1마리 값으로 가장 많이 받은 액수는 6500만원이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석동현)는 12일 독일 고양이애호가협회 고양이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수컷 한 마리를 사주겠다고 속여 65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곽아무개(4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곽씨는 2003년 9월 박아무개씨한테 “세계 제일 권위을 가진 독일 대회에 첫 출전해 우승한 고양이 수컷 한 마리가, 기르던 할머니가 숨져 비공식으로 경매된다”며 “독일에 가서 고양이를 사주겠다”고 5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곽씨는 그 뒤 독일에 가지도 않고 “미국인이 고양이를 1억원에 사겠다고 해 구입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아직 가능성이 있으니 돈을 있는대로 달라”고 해 1500만원을 더 받아냈다고 검찰은 밝혔다.
곽씨는 또 2003년 2월 “유명 품종의 고양이를 사주겠다”, “새끼 고양이 분양사업으로 연간 1~2억원을 벌 수 있다”고 속여 김아무개씨한테서 6천만원을 받는 등 모두 3명한테서 1억1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곽씨가 받아낸 유명 고양이 값은 △‘시베리안 컬러포인트’ 고양이 수컷 1마리와 암컷 4마리 3천여만원 △컬러포인트 세계 챔피언급 수컷 1마리 2천만원 △‘아비시니안’ 고양이 암컷 3마리 2천만원 △‘히말라얀’ 고양이 암컷 2마리와 수컷 1마리 4천만원 등이다. 곽씨한테 고양이를 사려던 사람들은 의사와 간호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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