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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장] 양진호 회사 가봤더니…롤스로이스만 덩그러니

등록 2018-11-01 15:29수정 2018-11-02 16:36

본사 이지원서비스 드나드는 직원 없어 적막감 돌아
“회식 때 ‘배불러 냉면 못 먹겠다’는 직원 해고” 증언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설립한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 파일노리의 본사 이지원인터넷시스템이 입주한 경기 성남시 유스페이스 지하 주차장에서 양 회장의 차량으로 보이는 롤스로이스 한 대가 세워져 있다. 지난달 31일 밤 8시36분 지하주차장에서 확인된 이 차량은 같은날 밤 10시33분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오연서 기자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설립한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 파일노리의 본사 이지원인터넷시스템이 입주한 경기 성남시 유스페이스 지하 주차장에서 양 회장의 차량으로 보이는 롤스로이스 한 대가 세워져 있다. 지난달 31일 밤 8시36분 지하주차장에서 확인된 이 차량은 같은날 밤 10시33분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오연서 기자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두 번째 폭력 영상을 공개한 지난달 31일 저녁 7시. 아이티 회사들이 입주한 경기 성남시 판교는 야근하는 직원들로 여느 때처럼 밤늦은 시간까지 활기가 돌았다. 하지만, 양 회장이 설립한 웹하드 사이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본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가 입주한 유스페이스 1차 A동 8층은 유난히 적막했다. 직원들이 출입 카드를 찍고 드나드는 유리문은 열릴 줄을 몰랐고, 그나마 만날 수 있던 직원들에게 “오늘도 정상 근무를 했냐”고 묻자 대부분 화들짝 놀라며 답을 피했다.

이 건물에서 만난 경비원은 양 회장을 두고 “우리 경비 직원들한테 먼저 인사도 하고 그랬다던데 보도가 나온 뒤 ‘오? 그 양반이? 인사도 먼저 하고, 이상하다’며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평상시에 권위의식 내세우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면서 의아해하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한겨레>와 따로 연락이 닿은 이지원인터넷서비스의 전 직원이 전한 에피소드는 경비원이 평소에 듣던 양 회장의 모습과 달랐다. 이 직원이 전해 들었다는 양 회장의 갑질 기행은 회식날 발생했다. “회식날 양 회장이 직원들을 데리고 고깃집에 갔는데, 고기를 아주 많이 먹고 냉면을 먹자고 했다고 해요. 그런데 한 직원이 ‘냉면을 못 먹겠다’고 했더니 양 회장이 ‘파이팅이 없다’며 ‘너는 내일 출근하지 마’라고 했대요. 그 직원은 그날로 잘렸다고 합니다.”

유스페이스 건물 앞에서 만난 다른 회사 직원에게 양 회장에 관해 물었더니 이 직원은 툭 던지듯 한 마디를 남기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재미있는 팁 알려 드릴까요? 지하주차장에 가면 그 사람 외제차가 쫙 있어요.”

실제로 유스페이스 건물 지하 4층 주차장으로 내려가 보니, 양 회장의 소유로 보이는 회색 롤스로이스 한 대가 주차구역이 아닌 곳에 세워져 있었다. 양 회장 관련 보도를 이어오고 있는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박상규 기자가 페이스북에 ‘양 회장의 차’라며 올린 차량과 같았다. <한겨레>가 유스페이스 입출차 기록을 확인한 결과, 지난 26일 자정께 이곳에 들어온 양 회장의 롤스로이스 차량은 31일 밤 10시33분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이지원’ 이름으로 확인된 이 차량을 운전하기 위해 주차장을 찾은 사람이 양 회장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기 성남시 판교동에 있는 웹하드 ‘위디스크’ 운영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오연서 기자
경기 성남시 판교동에 있는 웹하드 ‘위디스크’ 운영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오연서 기자
현재 양 회장이 주력하고 있는 로봇 제조회사 ‘한국미래기술’이 입주해있는 경기 군포시에서도 ‘외제차’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미래기술이 1층과 3층에 각각 절반가량 점유해 입주한 이 건물도 저녁 7시께부터 거의 불이 꺼져 있었고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다. 건물에는 ‘한국미래기술’ 간판도 없었다.

같은 건물에 입주한 타 회사 직원이나 주변 가게 상인 등 드물게 마주친 이들에게서도 “양 회장 관련해서 아는 게 없다”거나 “빌딩 좌측 자갈밭 근처에서 람보르기니 등 외제차가 주차된 모습을 연초에 종종 본 적이 있다”는 얘기만 들을 수 있을 뿐이었다.

오연서 이정규 이주빈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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