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고위 임원 자녀 등을 특혜채용한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신한은행 임원들의 자녀를 합격시키고, 남녀 성비를 인위적으로 맞추기 위해 154명의 서류·면접 점수가 조작됐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청탁받은 지원자의 명단을 인사부에서 특별관리하며 154명을 부정채용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조용병 회장과 인사담당 윤아무개 부행장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범죄 행위자와 법인을 같이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신한은행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조 회장 등 신한은행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외부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최고 임원·부서장 자녀 명단을 특별관리하면서 서류·면접 성적에 상관없이 은행장의 의사 결정에 따라 합격 여부를 결정했고 밝혔다. 또 남녀 성비를 인위적으로 맞추기 위해 서류전형부터 최종합격자까지 성비를 3 대 1로 인위로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154명의 부정채용 유형을 보면 △외부청탁자 17명 △전·현직 최고 임원의 청탁 11명 △신한은행 부서장 이상의 자녀 14명 △성차별적 채용 101명 등이었다. 전·현직 최고 임원 청탁자는 조용병 회장과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으로 자신들의 친인척 등을 부정 청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부서장 이상의 자녀들만 ‘부서장 명단’으로 특별 관리하며 부정 합격했고 부서장 이하의 직원은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 신한은행 안에서도 직위에 따른 차등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외부청탁자의 상당수는 신한은행 거래처의 고위 임원 자녀 등으로 인사부서는 점수와 무관하게 ‘영업 상황’을 고려해 합격 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기관을 감시해야할 금융감독원 이아무개 부원장보는 2015년 아들의 채용을 청탁해 부정합격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2016년 하반기 합격자 유형을 보면, 일반 지원자는 지원자의 1.1%가 합격한데 반해 청탁을 받은 지원자의 10.53%가 최종합격했다.
검찰은 신한은행 수사가 마무리된 만큼 지난 5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신한카드·캐피탈·생명 등 신한금융그룹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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