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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조양호 한진 회장 기소의견 송치…“경비 대금 16억 회삿돈으로 줘”

등록 2018-10-05 09:10수정 2018-10-05 09:20

2003년부터 약 15년간 회삿돈으로 대납
조회장 손주 모래놀이터 공사비도 대신 지급
경비원들은 강아지 산책 등 업무외 잡무도
횡령 및 배임, 약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7월5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횡령 및 배임, 약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7월5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이 계열사 돈으로 자신의 집에서 일하던 경비원들에게 급여를 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회장 및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의 대표 원아무개(66)씨, 이 회사의 총무팀장 문아무개씨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정석기업은 2003년부터 조회장의 구기동과 2013년 이사한 평창동 자택에 근무하던 경비원 24명의 용역대금 16억 1000만원을 약 15년동안 회사 자금으로 대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조회장의 자택에 CCTV를 설치하거나 조회장의 손주를 위한 모래놀이터 공사 등에 사용된 비용 4000만원도 정석기업에서 빠져나갔다. 정석기업은 대금의 부당한 집행 사실을 감추기 위해 조회장에 자택에 쓴 비용을 정석기업에서 관리하는 빌딩에 경비원을 배치하거나 주차 용역비를 쓴 것 처럼 허위 도급계약서를 작성해 회계처리 한것으로 조사됐다. 조회장의 자택 보수공사에는 정석기업의 직원들이 동원되기도 했다. 정석기업은 조 회장과 원씨가 공동으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조회장의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와 자녀들이 사내이사로 올라있다.

조회장의 자택에 고용된 경비원들은 경비업무 이외에도 강아지 산책 및 배변 정리, 나무 물주기, 쓰레기 분리수거 등의 잡무도 해야했으며, 잡무지시는 이 전 이사장이 주로 했다고 경찰조사에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회장이 자택 경비대금을 정석기업에서 대납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2014년 경비업체 사내 메일에서 ‘회장님 사모님에게 계약 변경에 대한 설명이 어렵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과, “회장님 사모가 경비 뽑으라고 해서 뽑았잖아. 100프로 배임이에요, 회장님은”이라고 대화한 2018년 5월 정석기업의 총무팀장 문씨와 경비업체 간부와의 통화내역을 확보했다. 또 이 전 이사장이 지난 9월 한차례 경찰 소환됐을 당시 ‘조 회장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이 전 이사장 진술도 확보했다. 조회장은 경찰에서 “정석기업 대표가 알아서 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회장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5·7·9월 세차례에 걸쳐 배임액수 전액을 정석기업에 변제했다.

경찰은 조 회장이 배임액을 변제한 점, 성실하게 피의자 조사를 받은 점 등을 비춰 불구속 수사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에 대해서는 “업무 지휘는 했으나 자금 총괄권 등은 조 회장에게 있기 때문에 기소 대상에서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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