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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 3단지’
중학교 바로 앞 아파트를 철거하는 현장에서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석면이 나왔다. 철거업체와 시행사는 유해물질인 석면 관련 규정을 무시하고 철거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서초환경연합은 8일 “서울 반포동 주공3단지 아파트의 해체된 천장과 벽, 마감재 등 시료를 채취해 서울대 보건대학원 등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백석면이 최고 10%까지 검출됐다”고 밝혔다. 석면 기준치는 1%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석면이 1% 이상 포함된 건축 자재를 사용한 건축물을 해체하는 경우 사전에 노동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제거계획 수립, 잔재물 흩날림 방지 등 조치사항을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시행사인 지에스(GS)건설은 지난달 14일 이 과정을 무시하고 철거를 진행했다. 철거 당시 건물 주위에 부직포를 둘러친 것을 빼고는 아무런 안전시설을 갖추지 않아 원촌중학교 학생과 교사 등이 석면에 그대로 노출됐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반포동 주공3단지 철거는 주민들의 반발로 중단된 상태다.
이에 대해 지에스건설 쪽은 “백석면 검출 결과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면서도 “1일 철거를 앞두고 9가구 정도가 이주를 하지 않고 버텨 외주를 준 철거업체가 이주를 다그치기 위해 시범적으로 건물 일부를 허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철거업체와 맺은 외주계약 내용에는 주민을 이주시키고 기간 내에 공사를 마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철거업체 대표는 “규정을 어긴 것은 잘못됐지만, 철거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철거 작업에 앞서 건물 구조 등을 파악하기 위해 아파트 한 동의 3분의 1 정도를 허물어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에스건설 관계자는 “노동부에 낼 석면 제거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중”이라며 “노동부의 승인을 받은 뒤 소음·진동·먼지 대비책을 갖춰 학교가 방학에 들어간 뒤인 30일 이후 철거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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