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수업’하던 장애아동 5명 교실배정 못받아
특수학급 사라져 장애·비장애 통합수업 불가능
일반 학생들도 월·금 1시간 일찍 교실서 나와야
“좁은 배움의 길 막히지 않게”…대통령에 편지
특수학급 사라져 장애·비장애 통합수업 불가능
일반 학생들도 월·금 1시간 일찍 교실서 나와야
“좁은 배움의 길 막히지 않게”…대통령에 편지
19일 상도유치원 아이들이 임시유치원인 상도초등학교로 등원하고 있다. 학교 정문에선 유치원 원감선생님이 아이들을 맞이 하고 있다.
서울 상도초등학교 정문 옆에 붙어 있는 교실 안내. 특수학급이 사라져 장애·비장애 아동 통합수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안녕하세요. 상도유치원 누리반 ○○○ 엄마입니다. 상도유치원은 장애통합유치원으로 누리반은 특수학급반명 입니다.
이번 상도유치원 붕괴사고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물이 납니다. ○○이를 아프게 낳아준 것도 너무 미안한데…이런 고통과 어떻게 해결될 지 모르는 또다시 오갈 데 없는 상황을 만들어 줄까 두렵습니다.
장애통합 어린이집이라고 해서 대기 걸어 순번이 왔다고 연락이 오면 하나 같이 다 거절하시더라고요. 특수학급 선생님이 부족하다 자리가 없다 그렇게 거절할 거면서 왜 연락을 해서 상처를 주는지… 그런 상황에서 유치원을 지원하게 되었고, 상도유치원에 진짜 어렵게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이 역시 자리가 너무 없기 때문에 경쟁률이 엄청 높았습니다. 거주지 우선으로 저희 아이가 상도 유치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차별없이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친구들, 선생님, 학부모님들…그리고 하나하나 배우며 느리지만 늘어가는 우리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그 행복은 9월6일 밤 11시30분경 유치원 붕괴로 괴로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진짜 거짓이며 합성사진일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방송에 사고현장이 나오면서 심장이 터질듯하며 온몸이 떨리며 저 사고가 밤이 아니라 낮이었으면…끔찍했습니다. 혹여나 낮에 일어났다면 저희 아이는 빠져나올 수도 없었을거라는 생각을 하면 미안하고 가슴이 메어집니다.
유치원이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랍니다. 누리반 학급은 다른 통합유치원이라고 할 지라도 자리가 없습니다. 현재 임시적으로 상도초에서 수업을 한다고 하지만…저희 아이는 상도유치원이 사라진다면 그 좁은 배움의 길도 중단될 것입니다. 갈 곳을 잃을 것입니다. 갈 곳이 없습니다. 제발 상도유치원을 빠른 시일내로 그대로 옮겨주세요.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환경도.
왜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어른들이 만들어놓고 불편함은 아이들이 겪어야 하는 건가요. 왜 겪지 않아도 되는 고통을 아이들과 선생님과 부모들이 겪어야 하나요. 저 사고가 낮에 일어나서 인명피해가 일어났다고 해도 이렇게 해결하셨겠습니까?
9월10일 오후 7시 총회에 다녀와서 구청·시청에 큰 실망을 했습니다. 듣기 싫은 얼굴로 어쩔 수 없이 참석한 얼굴로 “검토하겠습니다. 회의해 보겠습니다. 절차가 있습니다” 그 절차 문에 그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똑같이 그 행동을 반복하는 분들을 보고… 남들이 한국에서 살기 싫다 한국에서 아이 키우기 싫다 라고 할 때도 크게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공감이 갑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저희 상도유치원을 빠르게 정상화 시켜주세요. 정말로 부탁드립니다. 대통령님을 만나뵙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나뵐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이렇게 글이나마 전달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