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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회사에 가느라 유치원에 보낸 우리가 죄인”

등록 2018-09-14 15:02수정 2018-09-14 22:00

시교육청 방문한 상도유치원 학부모 40명
“유치원 무너졌다며 자다깨서 운다” 호소
아동 및 선생님 안정 위한 대책마련 촉구
서울 동작구 서울상도유치원이 지반 불안으로 기울어지는 사고가 난 지 나흘째인 9일 오후 관계자들이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 동작구 서울상도유치원이 지반 불안으로 기울어지는 사고가 난 지 나흘째인 9일 오후 관계자들이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아이가 밤에 자다가 울면서 깨요. 꿈에서 유치원이 무너졌는데 엄마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라면서. 애들은 영문도 모른채 유치원을 잃었는데 어른들은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어요”

14일 서울시교육청을 항의방문한 서울 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은 울먹였다. ‘아이를 잃을 뻔한 죄인 된 심정’으로 검정색 옷을 맞춰 입었다는 40여명의 학부모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의 간담회에서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일부 학부모는 한 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를 안고 왔다.

이날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생명이 위협받았습니다’라는 펼침막을 들고 입장문을 읽었다. 학부모 대표 임하나씨는 “아무 것도 모른채 붕괴되고 있는 유치원에 아이를 등원시켰고 죽음의 위기에 빠뜨렸다”며 “그럼에도 직장에 다녀야 하고 일을 해야 하기에 힘들어하는 아이를 다독여 붕괴된 건물 옆 임시유치원에 보낼 수밖에 없는 아이 앞의 죄인들”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을 만난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아이들과 선생님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한 학부모는 “대기실이 없어서 교사들이 벤치나 바닥에서 식사를 한다. 아이들이 안전하려면 선생님이 먼저 안정을 찾아야 한다”며 “1~2개월 만이라도 좋으니 보조교사를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 교육감은 학부모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아이들이 이전처럼 공립유치원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교육감은 “재난 수준의 대응을 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보조교사를 확대하고 아이들의 심리치료 등 필요한 모든 사항을 학부모들과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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