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급식 케이크를 먹고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인 전북 익산시 한 중학교의 급식실이 6일 점심시간인데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6개 시도에 위치한 22개 유치원, 초·중·고교 학생 1천여명이 급식을 먹은 뒤 무더기로 식중독을 일으켜 정부가 역학조사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풀무원 계열의 식자재 유통기업 푸드머스가 주로 학교에 납품한 더블유원에프엔비의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집단 식중독 원인으로 보고, 해당 제품 유통 및 판매를 잠정 중단시켰다.
6일 식약처는 “부산 7곳(490명)·대구 4곳(167명)·경기 1곳(31명)·전북 4곳(123명)·경북 2곳(64명)·경남 4곳(134명) 지역 유치원 1곳과 초·중·고교 21곳에서 같은 원인으로 추정되는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다”며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식중독 의심환자는 1009명”이라고 밝혔다. 또 “5일 식중독 의심환자와 해당 제품에 대한 신속검사를 진행한 결과 식중독 원인이 되는 ‘살모넬라균’이 검출돼 모든 학교에 해당 제품을 급식으로 제공하지 않도록 조처했다”며 “현재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케이크는 영하 18도 이하에서 유통되는 냉동제품으로 올해 8월 첫 출시됐다. 지난 5일까지 6211박스(5589㎏)가 생산됐으며 전량 모두 푸드머스로 넘겼으며, 푸드머스는 모두 152개 학교(유치원 1곳 포함)에 이 제품을 납품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량 대부분은 학교로 들어갔지만, 다른 곳에도 납품이 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저녁까지 22개 학교에서 환자 발생이 확인됐으나, 피해 학교 및 학생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뒤 발열·두통·복통·구토·설사 등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기까지 잠복기는 6~72시간이므로, 아직 증상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환자 대부분은 지난 3~4일 문제 제품을 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살모넬라균의 경우 장티푸스나 세균성 이질처럼 환자 격리가 필요할 정도로 전염력이 강한 건 아니지만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살모넬라균은 환자 대변이나 설사 속에 있으므로, 화장실을 다녀온 뒤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필수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식중독을 유발하는 균이 증식하기 쉽다고 식약처는 덧붙였다. 음식을 날 것으로 먹는 걸 피하고, 냉동된 고기나 생선은 흐르는 물에서 해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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