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건물주에 망치를 휘둘러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힌 궁중족발 사장 김아무개씨에 대해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변호인측은 김씨에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며 “죄에 맞는 죗값을 치르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의 심리로 김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된 가운데, 검찰은 “상당 기간 사회와 격리해 재범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범행에 사용된 쇠망치를 몰수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검찰은 김씨가 이씨를 살해하려 계획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검찰은 “피해자는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고 피해도 회복되지 않았다. 피고인 또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피고인은 상가 임차인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한다면 자기 권리가 중요하듯 남의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 자력 구제, 사적 복수는 가능하지 않다. 그러라고 법이 있고 법원이 있는 것이다. 피고인은 그 점을 무시했다”고 덧붙였다.

최후변론에 나선 변호인은 김씨가 이씨를 다치게 한 점 등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살인미수가 아닌 폭행 혹은 상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씨 변호인은 “범행 도구가 망치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만약 살인의 고의가 분명했다면 망치 대신 장사하느라 익숙한 칼을 들었을 것이고 사람이 많은 아침 대로변에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이어 “사람은 존재가치가 부정될 때 괴로운 감정과 모멸감을 느낀다. 이씨는 피고인에 대해 우월감을 갖고 업신여겼고 이에 피고인은 ‘임대인-임차인 관계라도 나를 무시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이어 ‘김씨의 범행에는 사회적 책임도 있다’고 짚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생떼를 쓴다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장사가 잘 돼 숨통이 트인다 싶으면 그 이익이 임대료 인상으로 모두 빨려 들어간다”며 “결국 상가임차인 외침이 이해할 수 없는 생떼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왜 상가 임차인의 삶의 터전을 안정적으로 가꾸게 사회적 합의를 못 이루나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런 의문의 마침표를 찍어달라 하는 상징적 사건이 바로 이 사건이다. 피고인이 범죄 가해자로 끝맺음하려는 때 배심원의 신중하고 고귀한 판단을 호소한다”고 변론을 마쳤다.

최후진술에 나선 김씨는 울먹이며 선처를 호소했다. 김씨는 “무력함에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놓친 나약함과 어리석음으로 고통받는 피해자들께 사죄드린다”며 “죗값은 치르겠다. 사회 나가서 떳떳한 사람이 될 수 있게 그에 맞는 죗값을 주셨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을 참고해 6일 오후 김씨에 대한 선고를 한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