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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근무시간 다돼간다 조금 있다 와라”

등록 2005-12-08 21:13수정 2005-12-08 21:13

서울 동부경찰서 ‘범인이송’ 안받아 눈총
‘경찰에 붙잡히더라도 근무교대 시간을 고려해 잡혀야 덜 고생한다?’

8일 새벽 3시30분께 이아무개(15)군 등 10대 6명은 전날 서울 광진구 능동의 한 편의점에서 담배 3갑 등을 훔친 것 때문에 붙잡혀 자양지구대를 거쳐 동부경찰서로 이송됐다. 이군 등이 경찰서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6시30분. 그러나 경찰은 “근무교대 시간이 다 돼가는데 조금 있다 데려오지 그랬느냐”며 이군 등을 지구대로 돌려보냈다. 이군 등은 다시 지구대로 갔다가 아침 7시30분께 돌아와 다른 경찰관에게 조사를 받았다.

경찰의 정식 근무교대 시간은 오전 9시지만, 동부경찰서에서는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취지로 아침 7시 이후 사건은 다음 근무조가 한 시간 일찍 출근해 처리하는 관행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범죄인지 보고서 내용이 불충분한데다 오래된 수갑을 채워와 열쇠가 맞지 않아 돌려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이 범죄인지 보고서에 포함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군 등이 탔던 오토바이가 도난된 것인지 여부와 훔친 담배 등 증거물이 없어진 경위 등이다. 이에 대해 다른 경찰서 관계자는 “임의동행이나 발생 사건에 관한 범죄인지 보고서에는 육하원칙에 따른 당사자의 구두진술 내용만 담으면 된다”며 “도난 오토바이 여부 등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밝히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수갑을 차고 있던 사람도 이군 등 2명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담당 경찰관은 “밤새 사건을 처리하느라 피곤해 사건을 맡기 싫은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동부경찰서도 “경찰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이해해달라”며 “근무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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