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발사르탄’에 대한 검사를 완료한 결과, ㈜팜스웰바이오가 수입한 스페인 퀴미카 신테티카(Quimica Sintetica)사와 중국 지앙쑤 종방(Jiangsu Zhongbang)사 제품에서도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는 ‘엔-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엔디엠에이)이 기준치(0.3ppm) 보다 많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약처 누리집 갈무리
명문제약㈜ 고혈압약 ‘발사닌정 80밀리그램(발사르탄)’ 원료에서도 발암가능 물질이 기준치 이상 함유된 것으로 확인돼, 추가로 판매 중지됐다. 해당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4048명으로, 일단 약은 계속 먹돼 빠른 시일안에 약을 처방한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 다른 치료제로 재처방·재조제 받아야 한다. 이로써 판매 중단된 고혈압약은 모두 175종으로 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발사르탄’에 대한 검사를 완료한 결과, ㈜팜스웰바이오가 수입한 스페인 퀴미카 신테티카(Quimica Sintetica)사와 중국 지앙쑤 종방(Jiangsu Zhongbang)사 제품에서도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는 ‘엔-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엔디엠에이)이 기준치(0.3ppm) 보다 많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앙쑤 종방사 발사르탄을 원료로 한 고혈압약 1종을 판매 중단했다. 팜스웰바이오 발사르탄을 원료로 한 고혈압약 5종은 이미 판매 중단된 상태이다.
발사르탄은 고혈압·신부전·심근경색 뒤 사망위험성 감소 등에 쓰이는 의약품 주성분으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구실을 한다. 엔디엠에이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2A’ 로 분류한 물질이다. 앞서,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 발사르탄을 원료로 사용한 고혈압약 115종과 대봉엘에스㈜가 중국 주하이 룬두사 원료를 수입해 정제한 발사르탄을 원료로 한 고혈압약 59종이 판매 중단됐다. 이러한 고혈압약 174종을 복용하다, 추가 판매 중단된 약으로 교환한 환자는 390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다시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 다른 약으로 교환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식약처는 “현재 복용중인 제품 사용을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의약품 변경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 진행해야 한다”며 “문제 약 사용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으로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미국·유럽 연구를 종합한 결과, 제지앙 화하이사 발사르탄에서 검출된 엔디엠에이 평균값(59.4ppm)이 혈압약에 함유돼 있음을 가정할 때, 이러한 약을 하루 최대 320㎎씩 3년 동안 복용한 경우 1만1800명 가운데 1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식약처는 추정한 바 있다.
김헌 충북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주성분이) 오염된 약을 복용한 환자가 약 18만명이라고 하는데, 하루 최대 320㎎씩 3년 동안 먹었다고 가정할 경우 15~16명이 걸리지 않아도 되는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살아가면서 수많은 발암물질에 노출되기 때문에 특정 약 섭취시 10만명 당 1명이 암에 걸릴 수 있다고 하면 무시해도 되는 확률이지만, 그보다 암 발병 확률이 높게 나타났으므로 ‘위험’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혈압약 복용과 암 발병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김 교수는 “오염된 약을 먹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해 10년~20년 지켜봐야 한다”며 “문제가 된 약을 복용해 온 환자들은 암 검진을 꾸준히 하는 등 관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판매중지 ‘고혈압 치료제’ 175개 품목 (식약처 사이트에서 확인하기 ☞ https://ezdrug.mfds.go.kr/#!CCBAA06F010 )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