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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 특수사건 대부분 직접수사권 유지

등록 2018-06-21 11:16수정 2018-06-21 11:33

정·재계 대상 부패·경제범죄 등 수사권 유지
‘동일 사건’ 수사시에도 경찰에 송치 요구 가능
19일 정부가 발표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은 경찰에 1차적 수사권·종결권을 부여하면서도, 특수와 공안 등 주요 사건의 경우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합의 내용을 보면, 검찰은 △경찰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검사 및 직원 비리사건 △부패범죄(뇌물, 알선수재, 배임수증재, 정치자금, 국고손실, 수뢰 관련 부정처사, 직권남용, 범죄수익 은닉 등) △경제범죄(사기, 횡령, 배임, 조세 등 기업·경제비리) △금융·증권범죄(사기적 부정거래, 시세조정, 미공개정보이용, 인수합병비리, 파산·회생비리 등) △선거범죄(공직선거,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 각종 조합선거 등) △방산비리(군사기밀보호법) △사법방해(위증, 증거인멸, 무고 등) 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권을 갖는다.

검사와 경찰이 ‘동일 사건’을 수사하는 경우에는 검사가 경찰에 사건을 넘길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경찰이 이미 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에 착수한 경우에는 영장에 적힌 범죄사실에 한해 경찰이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대검찰청은 청와대에 낸 의견서에서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를 법령으로 제한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수사권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부패범죄·경제범죄 등 죄명이나 범죄유형을 기준으로 직접수사 범위를 정할 경우 그 의미가 불분명해 그 해석을 두고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검찰 직접수사의 적법성 시비가 발생하게 되면 수사과정에서 취득한 증거에 대해 위법수집증거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했다.

검찰은 ‘동일 사건’ 개념이 불분명해 앞으로 검·경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예를 들어 다단계 사기사건처럼 피의자, 피해자, 범행 일시와 장소 등은 다르지만 ‘최상위 범인’은 동일한 사건처럼 피의자 동일 여부, 범죄사실 동일 여부, 다수의 피의자나 범죄사실 중 일부만 동일한 경우 등 실무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혼란은 검사의 수사지휘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검사의 직접수사는 폐지가 원칙으로,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보충적 수사로 한정해야 한다. 다만 급속을 요하는 등 불가피한 경우나 경찰관 비리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를 허용할 수 있다”는 의견서를 청와대에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은 “경제·금융범죄 등 일부 특수수분야에 대해서도 수사대상 제한 등이 필요하며, 이 역시 한시적으로만 인정하고 종국적으로는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동일 사건’ 수사에 대해서도 “경찰이 우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검·경 갈등을 줄이기 위해 수사착수를 누가 먼저 했는지에 따라 결정하거나 상급기관 간 협의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검찰의 우선 수사로 정리됐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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