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수지. JYP 엔터테인먼트 제공
3년 전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스튜디오 안에서 남성들에게 협박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유튜버 양예원씨의 폭로에 대해 가수 겸 배우 수지가 이 폭로를 알리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청원의 참여자가 급증하고 있다.
수지는 17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비공개 촬영회’ 관련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청원의 동의자는 18일 오전 10시께 11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양씨의 피해 호소 영상이 첨부된 청원글에는 ‘차별 없는 처벌 해주세요’, ‘강력한 처벌 부탁드립니다’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양씨는 같은 날 새벽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글과 영상을 게재해 “20대 초반 배우를 꿈꾸며 활동하던 저는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통해 피팅모델을 지원하게 됐고, ‘실장님’이라고 불린 인물과 계약을 하게 됐다”며 “막상 촬영일이 되자 밀폐된 스튜디오에서 20여명의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강압적인 사진 촬영 등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양씨가 피해 사실을 고백한 뒤, 다수의 사람이 모여 소수의 모델을 촬영하는 ‘비공개 스튜디오 촬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사진계에 만연한 문화가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의 한 사진작가는 <한겨레>에 “양예원씨가 폭로한 내용이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의 실체다. 보통 성추행을 동반한 강제 촬영이 진행되는데, 양씨가 설명한 것보다 그 수위와 정도는 더욱 심각하다”며 “비공개 촬영회에 참여한 회원들뿐만 아니라 사진을 유출·유포하고 2차 가해한 남성들까지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온라인 일부 커뮤니티 등에선 양씨에 대한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 국외 포르노 누리집에서 양씨 관련 검색어들이 상위권에 올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양씨(피해자) 사진을 어디서 찾아볼 수 있느냐’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온다. 피해자가 어렵게 피해 사실을 밝혔는데 피해자 사진을 꼭 찾아봐야 하느냐”고 분노했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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