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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추행 혐의 이윤택, 첫 재판에서 “연기 지도” 주장

등록 2018-05-09 11:04수정 2018-05-09 12:49

상습추행 등 혐의로 구속 기소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혐의 부인
재판 출석했지만 말 없이 돌아가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공개사과했던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이윤택(66)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하다거나 잘못된 게 없다는 건 아니다”면서도 “오랜 합숙훈련으로 피곤한 상태였다”, “복식호흡을 위한 연기지도였다”라며 성추행을 정당화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는 9일 오전 이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검찰의 공소사실과 변호인의 의견을 들었다.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지만 이씨는 이날 쑥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와 특별한 발언 없이 검찰과 변호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연극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던 이씨는 여배우 7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이씨의 변호인은 이씨의 혐의를 부인하면서 “진상이 왜곡”됐다며 피해자를 모두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밝혔다. 이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하다거나 잘못된 게 없다고 주장하는 건 아닌 데 오랜 합숙훈련으로 피곤한 상태였고,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갑자기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피고인이 한 행동의 정당성과 관계없이 진상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마는 연극에 대한 열정을 가진 피고인의 독특한 연기 지도의 방법”이라며 “연극 배우가 무대에서 마이크 없이 발성하기 위해서는 단전에 중심이 잡혀 힘이 들어가고 복식호흡을 해야 음을 제대로 낼 수 있다. 미투 분위기 타고 많은 배우들이 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하고 있는데 다수의 연극 배우들은 그런 연극 지도 방법을 수긍하고 따라왔다”고 변호인은 말했다. 이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의 동의 여부를 이날 밝히지 않았으나 “피해자 반대신문을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연극계 ‘미투’를 불러일으킨 이씨는 지난 2월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를 본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제 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포함해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법정에서는 태도를 바꿔 ‘연극 연습’이라고 성추행을 정당화했다. 20분 넘게 진행된 재판에서 이씨는 검찰과 변호인, 재판부를 번갈아 쳐다보며 재판에 집중했지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에도 변호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가시죠”라는 교도관의 말을 듣고 방청석은 쳐다보지 않은 채 구치소로 돌아갔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이윤택씨가 지난 3월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윤택씨가 지난 3월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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