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학생들이 8일 저녁 ‘갑질’ 의혹에 휩싸인 사회학과 ㅎ교수의 파면을 주장하며 촛불 집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마음을 모아 어둠을 밝힌다’는 의미에서 촛불을 서로 이어붙였다.
서울대학교 학생 600여명이 ‘갑질’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교내에서 촛불을 들었다. 총학생회장은 해당 교수가 파면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서울대학교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은 8일 저녁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집회를 열어 “징계위원회는 제 식구 감싸기를 그만두라”고 외치며 이 학교 사회학과 ㅎ교수의 파면을 주장했다. 학교 징계위가 지난 1일 ㅎ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린 데 대해 학생들이 징계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마음을 모아 어둠을 밝힌다’는 의미에서 촛불을 서로 이어붙인 학생들은 “징계위는 ‘갑질 종합세트’ ㅎ교수 사건의 의미를 지속해서 축소해왔다”며 “징계위는 성폭력 가해자를 피해자에게 돌려보내지 말고 지금 당장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성낙인 서울대 총장도 징계위의 ‘정직 3개월’ 결정에 대해 지난 2일 “교육부 감사 결과가 추가되었음에도 (감사 결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징계위 결과가 사안에 비해서 경미하다”는 취지로 재심의를 요청한 바 있다.
ㅎ교수는 학생들에게 성폭력과 폭언을 하고 냉장고 청소를 시키는 등 ‘갑질 의혹’으로 지난해 3월 이 학교 인권센터에 제소됐다. 총학생회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ㅎ교수는 학생과 동료 교수에게 “쓰레기”, “너 같은 사람은 맞아야 한다” 등의 폭언을 하고,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한다. 해당 교수는 또 3년 동안 연구비 1500만원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감사에 착수한 교육부는 ㅎ교수의 횡령이 사실에 가깝다고 보고 지난달 24일 해당 교수를 직권남용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단식에 나선 신재용(24) 총학생회장은 “ㅎ교수를 파면하지 않으면 서울대 내의 권력형 성폭력 문제는 끈질기게 남을 것”이라며 “인권이 온전히 지켜지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 학교 사회대 학생들은 14일부터 동맹휴업을 하기로 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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