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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봄에는 등록금 투쟁? 올봄 교정에선 #미투 투쟁

등록 2018-03-30 10:55수정 2018-03-30 14:22

29일 이화여대에서 ‘미투 가해 교수 처벌 촉구’ 행진 열려
덕성여대 등에서도 ‘포스트잇’ 오프라인 활동 진행
‘미투 운동’, 대학 연대 움직임으로…30일 저녁엔 연대 시위도
29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이씨씨(ECC) 계단에 28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당신과 우리를 위한 행진’ 집회를 열고 있다.
29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이씨씨(ECC) 계단에 28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당신과 우리를 위한 행진’ 집회를 열고 있다.
“2차 피해 방지하라!”, “가해교수 파면하라!”

29일 저녁 7시.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보라색 의상을 맞춰입은 이화여대 학생 2800여명이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과 음악대학 건물 앞에 섰다. 모두 이화여대에서 교수로부터 상습적인 성폭력이 있었다는 고발이 나온 단과대다. 이날 이화여대 중앙운영위원회 등이 마련한 ‘당신과 우리를 위한 행진’에 모인 학생들은 성폭력 가해 교수 파면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학교차원에서 성폭력 사실을 고발한 피해 학생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 온라인을 통해 드러난 대학 내 미투운동에 연대하는 움직임이 행진?집회등 학내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매년 봄 대학 곳곳에서 등장하는 등록금 투쟁이 ‘개나리 투쟁’으로 불리며 봄철 대학 이슈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지만, 올해엔 ‘미투’ 의제가 학내 이슈를 대체한 양상이다.

이날 ‘당신과 우리를 위한 행진’이 열린 이화여대에서는 지난 19일과 22일 조형예술대학 ㄱ교수와 음악대학 관현악과 ㅅ교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미투 고발이 나왔다. 이후 조형예술대학과 음악대학 학생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행진 뒤 본관 앞 이씨씨(ECC) 계단에 열린 집회에서는 20년 전 성폭력 사실을 고발하는 추가 증언도 나왔다. 학내 미투 제보를 받고 있는 이화여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쪽은 20년 전 관현악과 ㅅ교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제보를 소개하며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간 합숙캠프에서 체했을 때, ㅅ교수가 ‘체했을땐 손을 따야한다’며 팔과 다리를 주물렀다”며 “당시 30대 중후반이었던 젊은 교수가 2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변함없이 그런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차안나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관현악과 ㅅ교수는 미투 공론화 이후 학교에 바로 사표를 냈다고 하는데, 우리는 절대 곱게 보낼 수 없다”며 “스스로 제출한 사표가 수리돼 사임하는게 아니라, 이화여대 교수로서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하도록 파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등은 30일 오전에 열리는 성희롱심의위원회에서 가해 교수들의 징계를 권고하는 피켓팅 시위도 진행할 예정이다.

29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28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당신과 우리를 위한 행진’을 하고 있다.
29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28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당신과 우리를 위한 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에 공감하며 등장했던 ‘포스트잇’도 대학 교정을 중심으로 다시 나타나고 있다. 덕성여대에서는 미투운동 이후 페이스북 ‘덕성여대 대나무숲’, 포털 자유게시판 등 온라인 공간에서 인문대·예술대 교수들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글이 연이어 등장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실 앞에는 “직위해제 부족하다”, “증언으로 충분하다”등의 문구가 적인 손팻말과 포스트잇이 뒤덮였다. 미투 피해자 연대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박하영(23)씨는 “피해자들이 당한 성폭행은 제가 입학하기 전에도 있었던 일이지만,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한 증언에 연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매일 대학 어플인 ‘에브리타임’을 통해 캠페인에 참가할 사람들을 모으고, 학생회관 앞에 부스를 열어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의 교수실 앞에 미투를 지지하는 포스트잇이 붙여있다.
29일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의 교수실 앞에 미투를 지지하는 포스트잇이 붙여있다.
‘미투’ 운동이 대학의 담을 넘어서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대학 내 반성폭력과 평등문화를 위해 국민대, 서울대 등 8개 대학이 모여 활동하고 있는 ‘펭귄프로젝트’는 30일 저녁 혜화 마로니에공원에서 대학내 미투 선언에 연대하는 ‘함께 말하면 비로소 바뀐다’ 집회를 열 예정이다. 펭귄프로젝트에서 기획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국민대 영상디자인학과 이명아(23)씨는 “대학 내에서 이어지는 미투 고발이 성차별적인 한국 사회를 흔들어놓는 중요한 흐름이 되고 있다”며 “대학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페미니즘 활동을 하나로 모으고 서로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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