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개헌안-검사의 영장청구권 삭제>
청 “형소법 개정전까진 권한 유효
영장청구 주체 정하는 건 국회 몫”
대통령 개헌안이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삭제하기로 함에 따라 검·경 수사권 조정을 비롯한 검찰개혁 논의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대통령 개헌안은 현행 헌법 제12조 제3항의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에서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란 부분을 삭제하자는 것이다.
청와대는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그리스·멕시코 외에는 헌법에 영장청구 주체 규정을 둔 나라가 없다”며 “영장청구권 규정 삭제는 이 문제가 헌법으로 규정할 만한 사항이 아니라는 것일 뿐, 형사소송법 개정 전까지는 형소법상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이 그대로 유효하다”고 밝혔다. 제도가 곧바로 폐지되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헌법에서 ‘검사 영장청구권’이 삭제되면, 경찰에게도 영장청구권을 인정할지는 개헌 사안이 아닌 법률 개정 문제로 바뀐다. 검찰개혁의 여러 사안 가운데 유독 헌법 규정이라는 이유로 논의조차 어려웠던 문제가 본격적인 논쟁 대상이 되면 검찰개혁도 탄력을 받게 된다. 조국 민정수석은 “헌법에 검사 영장청구권이 유지되면 그 논의가 불가능하지만 삭제된다면 해당 논의가 개시될 것”이라며 “형사소송법에 영장청구권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지는 국회가 결정할 몫”이라고 말했다.
논쟁은 벌써 시작됐다. 경찰은 “문제의 헌법 조항은 5·16 쿠데타 뒤 군사정권이 검찰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려 넣은 것으로, 인권보호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검찰은 “검사의 영장심사는 일제 때 이후 경찰의 강제수사 남용을 통제해 인권침해를 막으려는 헌법적 결단”이라며 제도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