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창원지검 통영지청 로비에 서지현 검사를 응원하는 꽃바구니가 쌓여 있다. 꽃바구니 보내기 운동을 제안한 한 시민은 “서지현 검사에게 이 소식이 전달될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됐으면 한다”며 언론에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독자 제공
“응원합니다.”
지난 29일 선배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7년여 만에 폭로한 서지현(사법연수원 33기) 검사에게 각계의 응원과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31일 서 검사를 응원하는 꽃바구니 10여개가 그의 근무지인 창원지검 통영지청 안내데스크를 가득 메웠다. 한 인터넷 카페 소속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뤄진 일이다.
서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들도 지지성명을 준비 중이다. 현재까지 100여명이 참여했고, 1일 성명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젠더와 성평등에 관해 연구하는 학회 협의체인 한국여성연구학회협의회는 이날 “8년 전의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공개적으로, 용기 있게 폭로한 서지현 검사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는 성명을 냈다.
서 검사의 동문인 이화여대 출신 법조인들도 지지성명을 냈다.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이대 법조인’과 ‘이대 법대·법전원 동창회’는 이날 성명에서 “검찰 조직 내에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할 수 있을 것이나, 사건의 본질을 훼손하는 수군거림으로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 조직은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서 검사에게 2차, 3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지지성명에는 이대 출신 법조인 294명이 참여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민변여성인권위원회 등 여성인권단체들도 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등 전국 14개 지역 검찰청 앞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동시다발로 열 계획이다. 이들은 “성폭력·성추행 행위를 공정하게 조사할 검찰에서 범죄가 발생하고 은폐됐다면 검찰의 성범죄 조사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의혹 없는 진상조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지난 30일 성명을 내어 철저한 진상조사와 검찰 내 성폭력 피해자들을 전수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서 검사는 이날 의견문을 내어 “조직 내 성폭력에 대해 피해자는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 피해를 이야기했을 때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기 때문”이라며 “장례식장에서 있었던 일(성추행)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 후 제가 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는지, 혼자만의 목소리를 냈을 때 왜 조직이 귀 기울일 수 없었는지에 주목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김양진 장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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