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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원인 규명, 전세계 여객선 안전 위해 필요”

등록 2018-01-29 18:34수정 2018-01-29 22:04

모형실험 총괄 ‘마린’ 연구소 헹크 봄 인터뷰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의 세월호 시뮬레이션 총괄책임자 헹크 봄. 정은주 기자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의 세월호 시뮬레이션 총괄책임자 헹크 봄. 정은주 기자
“세월호 사고의 원인 조사는 전세계의 여객선 안전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에서 세월호 시뮬레이션을 총괄하는 헹크 봄은 26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0년간 대형 참사를 겪으며 여객선을 건조하는 국제 규정이 더 엄격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선공학을 전공한 그는 38년간 선박 설계자, 시뮬레이션 분석가로 일한 해양 전문가다. 지난 20년간 20여차례 방한할 정도로 한국 조선업계와도 인연이 깊다. 봄은 첫날 유가족이 선물한 세월호 리본을 모형실험 내내 착용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봄은 세월호 참사를 1987년 헤럴드 오브 프리 엔터프라이즈호(193명 사망)와 1994년 에스토니아호(852명 사망) 참사와 비교했다. 그는 “두 참사 이후 유엔의 국제해사기구(IMO)가 카페리 구조와 효과적인 탈출 방법을 연구하고 관련 규정을 더 강화한 것처럼 세월호 사고 원인이 명백해지면 더 안전한 여객선을 건조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 규정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객선은 국제적으로 다른 선박보다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층이 여러 개로 나뉘어 있어 무게중심이 높기 때문이다. 뱃머리를 돌릴 때 크게 기울어지고 배 안의 물건들이 이동하면서 복원성(원위치로 되돌아오려는 성질)이 떨어질 수 있다. 또 침수 속도를 늦추려면 촘촘한 격벽이 필요한데 최근 여객선은 대형 화물차를 싣기 위해 격벽을 줄여나가는 추세다. 봄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밝히는 것은 한국을 넘어 세계의 여객선 안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봄은 “선박 사고 조사는 일반적으로 한번에 끝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2~3차례 조사를 반복하고, 조사 기간도 5년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세월호의 경우 검찰이 △세월호 선원의 조타 실수 △청해진해운의 화물 과적 △우련통운의 부실 고박(고정)을 사고 원인으로 발표했지만, 법원은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 원인을 확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현재 △조타기 고장과 조타 과실 여부 △급선회 항적과 횡경사에 관한 조사 △세월호 복원성에 관한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봄은 “세월호 사고 3개월 뒤인 2014년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사고(298명 사망)도 여전히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중”이라며 “사고 경위를 철저하게 파악해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항적과 침수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해양연구소 마린은 1932년에 네덜란드 조선업계가 설립했지만 이후 선박의 안정성 향상을 연구하는 독립적인 단체로 발돋움했다. 모형배 9900여척과 선박 프로펠러 7400여개를 만들었다. 세월호는 마린이 제작한 9929번째 모형배다.

바헤닝언(네덜란드)/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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