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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선로작업하다 숨진 노동자 발인식…“애쓰며 살아온 내 친구 억울하게 죽다니”

등록 2017-12-16 11:44수정 2017-12-16 12:07

구로 성심병원에서
친구들 “아버지 돌아가시고 노력 많이하면서 살았는데…”
14일 오전 서울 구로구 온수역에서 선로 옆 배수로 작업을 하다 숨진 전아무개(35)씨가 사고 당시 신고 있었던 작업화.
14일 오전 서울 구로구 온수역에서 선로 옆 배수로 작업을 하다 숨진 전아무개(35)씨가 사고 당시 신고 있었던 작업화.
경인선 온수역에서 선로 옆 배수로 작업을 하다 열차에 치어 숨진 일용직 노동자 고 전아무개(35)씨의 발인식이 전씨 어머니와 친형 등 가족들과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16일 아침 전씨의 발인식이 치러진 서울 구로구 구로성심병원 빈소 안에는 전씨의 어머니 이아무개(63)씨의 “아이고, 아이고”하는 탄식이 가득찼다. 전씨의 25년 지기 친구 6명이 영정 사진 앞에 나란히 서자 어머니 이씨는 “○○아, 친구들 왔어”라며 흐느꼈다. 발인제가 끝나고 하나뿐인 동생의 영정 사진을 소중하게 받아든 전씨의 형(37)이 앞장서자 전씨의 친구들이 전씨의 관을 들고 뒤따랐다. 어머니 이씨는 아들의 관이 장례식장을 빠져나와 기다리고 있던 45인승 버스에 실리자 “아이고, 이 놈아”하며 울음을 터트렸다.

전씨의 지인들도 자리를 지키며 전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전씨와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왔다는 김아무개(35)씨는 “○○이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후로 참 노력 많이 하면서 살았다. 인력사무소에 나가 일 받아 하면서 애 많이 썼는데 이렇게 억울하게 죽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전씨의 친구 김아무개(35)씨는 “같이 부산, 청평, 대천 등으로 여행을 자주 다녔다. 주말에 시간 날 때마다 ○○이와 함께 정해둔 일정 하나 없이 정처없이 떠났던 여행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전씨는 14일 아침 8시께 국철 1호선(경인선) 온수역과 오류동역 사이에서 선로 옆 배수로에 발판을 설치하던 도중 열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전씨는 인력사무소에서 일감을 얻어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로, 온수역 현장에 투입된지 3일째 되는 날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전씨는 이전에 한번도 선로 작업을 해본 경험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가 숨진 다음날인 15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작업 현장에서 원칙을 지키지 않고 진행되는 데 대해 부처 책임자로서 국민들께 뭐라 말할 수 없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김 장관은 “지난 8월에 (비슷한) 사고가 나서 강하게 현장 문제를 챙긴 뒤 사고가 없어 잘 지켜지나 했는데 여전히 작업 책임자들이 잘 감시하지 않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전씨의 주검은 발인식이 열린 이날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으로 옮겨져 화장을 거친 후 안치될 예정이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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