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지난 16일 오후 세월호 선체가 놓인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 철재부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수습자를 가슴에 묻고 18일 목포신항을 떠날 방침임을 밝히고 있다. 목포/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세월호 선체 수습 부본부장
“내가 책임진다” 공개 막고
장례 끝난 다음날 상부보고
문 대통령 “이해못할 일 벌어져”
“내가 책임진다” 공개 막고
장례 끝난 다음날 상부보고
문 대통령 “이해못할 일 벌어져”
세월호 선체를 수색해온 해양수산부 현장수습본부(수습본부)가 미수습자들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손목뼈 한 점을 수습하고도 이를 유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18일로 잡힌 장례 절차를 준비하던 ‘유해 미수습자 가족’들이 장례를 미루고 목포신항에 더 머물 것을 염려해 사실을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2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유가족 등의 발언을 종합하면, 수습본부는 지난 17일 세월호 ‘가’ 구역 진흙 세척 과정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손목뼈 한 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김현태 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이 사실을 곧장 미수습자 가족 등에게 알리지 않고 “내가 책임지겠다”며 공개를 막았다고 한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18일 영결식을 치르고 전남 목포신항을 떠났다.
김현태 부본부장은 발인 등 장례 절차가 완전히 끝나고 하루 뒤인 21일에야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에게 손목뼈 추가 수습 사실을 보고했다. 당시까지 추가 유해가 발견됐다는 사실은 이철조 수습본부 본부장, 김현태 부본부장, 김철홍 수습반장 등 수습본부 쪽 소수의 관계자들만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추가 수습된 손목뼈가 미수습자의 유해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수습자 가족들은 관련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를 수 있는 가능성을 정부가 차단한 셈이기 때문이다. 한 세월호 유가족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유골 한 점이라도 찾고자 3년7개월을 애타게 버텼던 미수습자 가족들의 마음을 정부가 진심으로 헤아렸다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격노했다고 밝혔다. 박수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사안을 보고받은 문 대통령이 ‘미수습자 수습은 유족들만의 문제가 아닌 온 국민의 염원인데 이렇게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을 묻고 유가족과 국민에게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해수부는 김영춘 장관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해당 책임자를 보직 해임한 후 본부 대기 조처하고 감사관실을 통해 관련 조처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며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허재현 성연철 방준호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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