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속 외유성 유럽연수를 떠난 것에 대해 비판하는 국민을 '레밍(쥐의 일종)'에 빗대 비하 발언을 해 공분을 산 김학철 충북 도의원(충주1)이 2017년 7월23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을 쥐의 일종인 ‘레밍’에 빗댄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던 김학철(충주1·무소속) 충북도의원이 지난 4일 서울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세력은 미친개”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김학철 의원 지지자가 이날 집회에서 김 의원 연설을 녹화해 김 의원 페이스북에 올려 놓은 내용을 보면, 김 의원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의 요청으로 연사로 나와 “정치 지도자들이나 누구보다 현명해야 할 언론, 공정해야 할 법조인들이 부화뇌동해 역대 어느 정치 지도자, 대통령보다 청렴결백했고 우국충정의 마음을 가진 박 전 대통령을 차가운 감옥에다 몰아넣어 두고 1년이 넘도록 이러고 있다”며 “(이 사람들이) 미친개가 아니면 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이고, 공화정치를 하는 법치주의 국가인데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하면서 혐의도 밝혀지지 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 언론이 놀아나서 우리 선량한 국민을 속였다”고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제이티비시(jtbc)> 손석희 사장을 나치의 선전부장 괴벨스에 비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해외연수와 관련해 자신에게 쏟아졌던 비판에 대해서는 “보수의 씨앗을 죽이기 위한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는 “4명의 도의원이 공무 국외 연수를 나가는 데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대한민국 언론들이 전부 달려들었겠나”라며 “싹부터 죽여 놔야 보수의 목소리를 외치는 정치 신인들이 안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철저히 짓밟으려고 난도질 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 잘못 봤다. 제 이름에 철이 들어가는데 한자로는 그 철자가 아니지만, 저는 맞으면 맞을수록 강해진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7월 충북에서 사상 유례없는 수해가 발생한 가운데 유럽연수를 떠난 뒤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일자 국민을 레밍에 빗댄 발언을 해 논란을 키웠다가 소속당인 한국당에서 제명됐다. 지난 2월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서 탄핵 주도 국회의원들을 ‘미친개’로 표현하고, “미친개는 사살해야”라고 하기도 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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