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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선개입 수사 방해’ 조사받은 국정원 변호사 숨져

등록 2017-10-31 21:03수정 2017-10-31 21:49

2013년 원세훈 공판대응 TF 근무
최근 검찰서 당시 상황 구체적 진술
추가조사 앞두고 연락 끊고 잠적
“국정원내 따가운 시선 괴로워해”
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방해한 의혹 등과 관련해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던 국정원 소속 변호사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31일 춘천경찰서는 전날 밤 9시8분께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소양강댐 입구 주차장에서 국정원 소속 정아무개(43) 변호사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정 변호사는 자신의 차 운전석에 앉아 있었고, 조수석 바닥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과 소주 2병이 놓여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30일 오후 4시54분께 미귀가자 신고를 받고 실종자 수색에 나섰으며, 정 변호사 차량이 29일 오후 5시46분께 춘천 톨게이트로 진입한 것을 확인하고 춘천 시내 일대를 수색했다. 경찰은 현장 조사와 유족 조사를 마쳤으며, 정 변호사의 나머지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자살로 추정하고 있지만, 명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갑작스러운 정 변호사 사망 소식에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정 변호사는 2011년 국정원에 입사해 수사국을 거쳐 법률보좌관실에 근무했다. 그는 이번 검찰 수사 방해 혐의의 핵심 피의자인 변창훈 당시 법률보좌관(현 서울고검 검사)과 이제영 파견검사(현 대전고검 검사) 등과 함께 법률보좌관실에서 근무하다가, 2013년 10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 공판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실무 티에프(TF)’에 배치됐다. 당시 티에프 팀장은 이제영 파견검사였다.

정 변호사는 2013년 당시 국정원의 수사 방해 등과 관련해 지난 23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당시 국정원 실무 티에프의 수사·재판 방해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 뒤 추가 조사를 앞두고 연락이 끊겼으며 국정원에도 출근하지 않았다. 법률보좌관실에 남아 계속 근무하던 그는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국정원 내부에서도 달갑지 않게 보는 시선에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를 잘 아는 한 국정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적폐라고 찍혀 왕따 같은 분위기이고, 수사가 시작되니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유감스럽다는 입장 외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서영지 박수혁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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