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미화씨가 장애인학교가 있어도 집값이 내려가지 않는다며 트위터에 “더불어 살아요 우리”라는 글을 올렸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추진 중인 발달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이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난항에 부딪힌 상황을 염두에 둔 글로 보인다.
김씨는 9일 자신의 트위터에 “강남(구) 수서(동) 아파트 한가운데 삼성의료원 바로 앞에 밀알학교라는 장애인학교가 있다”며 “처음 이 학교를 지을 때 주민들이 집값 떨어진다며 연판장 돌리고 밤에 횃불을 켜고 당번 서며 공사를 못 하게 막았다”고 썼다. 그러나 “지금 집값 상관없이 천정(부지)”이라면서 “더불어 살아요 우리”라고 적었다.
김씨가 언급했듯 올해 개교 20년을 맞은 밀알학교는 1996년 학교 공사 때 지금 강서구 특수학교처럼 극심한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반대 주민들은 설립 반대 소송을 걸고 공사현장 앞에서 대규모 집회까지 열었다. 그러나 1997년 개교 뒤 학교 쪽이 카페와 미술관 등 편의시설을 만들어 주민에게 개방하면서 점차 학교는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특수학교가 설립되면 부동산 값이 내려간다는 것도 오해다. 교육부가 지난 4월에 전국 167개 특수학교 인접 지역의 2006∼2016년 부동산 가격을 조사한 결과, 특수학교 인접 1km 이내 표준지공시지가는 매년 평균 4.34% 올랐다. 반면 특수학교로부터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비인접 지역은 땅값 상승률이 4.29%로 오히려 더 낮았다. 통계적으로 이 차이는 매우 미미해 특수학교 인접지역과 비인접지역 간의 부동산 가격 차이는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누리꾼들도 김씨의 트위터 글을 퍼나르며 특수학교 건립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아이디 @min***을 쓰는 누리꾼은 “언니 말씀 맞습니다~밀알학교 외에도 우진학교, 경운학교, 경진학교(여긴 일산) 등 여러 사례가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아이디 @skim**를 쓰는 누리꾼 역시 “강남구 삼성동에 정애학교라고 장애인학교가 또 있어요. 고급 빌라촌 한가운데 있어요. 학교 시설도 아주 크고 럭셔리하고 학생 수도 많아요. 강남이 살기 좋은 이유가 이런 복지도 잘 돼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적었다.
외국 사례도 올라왔다. 아이디 @vivia***를 쓰는 누리꾼은 “멜버른에는 시내 한가운데 노른자위 땅에 최고의 사립고등학교가 있고 바로 담장도 없이 청각 장애학교가 훨씬 좋은 시설로 자리하고 있어요. 지자체별로 장애인학교를 의무로 설립해야 합니다”라고 썼다. 아이디 @Zon*****을 쓰는 누리꾼은 “벨기에 집 근처에 중증장애인 시설이 있어서 한국 생각하고 물었다. 저 시설 들어올 때 주민들 반대 없었냐고. 그러자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며 ‘그럼 저 사람들 어디로 가?’ ‘…’ 선진국이란 이런 것이구나 느꼈다”고 적었다.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 가양동에 지적장애인 140명이 다닐 수 있는 특수학교 설립을 2013년부터 추진해 왔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반대 주민들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공약대로 한방병원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