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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웹툰 뉴스] 업무 책임은 시.발.자.가~ 직장생활 핵공감짤

등록 2017-09-06 10:46수정 2017-09-07 12:01

‘불개미상회’ 페북 ‘직장생활’ 웹툰
회사원들 애환 그려 직장인들 호응
사원·팀장…직급 따른 에피소드 눈길
부엉이 모자를 쓴 직장인이 부엉부엉 운다.

“오늘도 나에게 잡일을 쏟아 부엉/ 위장엔 야식 부엉/ 얼굴은 날로 부엉/ 뱃살도 쑥쑥 부엉/ 이런 씨부엉”

페이스북 ‘불개미상회’에 올라오는 ‘직장생활 공감툰’에 직장인들의 호응이 뜨겁다. 소규모 시각디자인업체 ‘불개미커뮤니케이션’이 “재밌는 걸 올리기도 하고, 재밌는 걸 팔기도” 할 목적으로 연 페이지엔 매주 두 번씩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한 컷 그림이 올라온다. 수습은 못 하면서 일만 저지르는 상사의 뒤치다꺼리로 “출근이 또 다른 육아의 시작”이 된 미 팀장, “퇴사하는 날, 널 용서하지 않겠다”며 정의구현을 다짐해보는 백 과장, 지각한 직원들의 인사를 군말 없이 받아주지만 속으로는 “점심 먹고 오시지?”라며 속이 끓는 방 실장 등이 직장 내 다양한 군상들을 보여주며 재미를 준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해 매주 2회씩 올라오는 그림엔 “내 얘기인 줄” “이런 격한 공감” “소오~름” 같은 댓글들이 줄을 잇는다.

박은수 불개미커뮤니케이션 대표는 5일 <한겨레>와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불개미상회의 직장생활 공감툰이 ‘국정농단 사건’과도 연관돼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우리 회사는 지역 문화예술단체나 관공서와 주로 일을 해요. 보통 1~2월은 거의 쉬는 달이에요. 그런데 올해엔 국정농단 사건이 있으면서 후폭풍을 맞게 되었어요. 조기대선 국면으로 그 휴식기가 더 길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때다 싶어 짬 날 때마다 계획했던 불개미상회를 개설하고 직장생활 웹툰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불개미상회의 직장생활 공감툰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다룬 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미 유명한 ‘그림왕 양치기’(양경수 작가)의 ‘약치기 그림’을 연상시키지만 전개방식이나 그림체가 사뭇 다르다. 직급을 보여주는 고정 캐릭터가 있고, 그림이 흑백톤에 복고적이다. 박 대표는 “약치기 그림은 직장생활 콘텐츠 중에 단연 일등이에요. 직장생활 내 고충을 신랄하고 재치있게 언어유희로 끄집어내시니, 아무래도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도 불개미상회만의 색깔을 어떻게 녹일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차이점을 말하자면 우리 그림은 상황마다 주연이 되는 캐릭터를 활용해 에피소드를 만들어요. 때에 따라 오늘은 상사를 대표할 수도 있는 방 실장이, 내일은 일반사원을 대표하는 정 사원이 주인공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불개미상회의 캐릭터는 실제 불개미커뮤니케이션의 직원들을 모델로 만들어졌다. 방 실장, 무 대표, 나 대리, 백 과장, 주 차장 캐릭터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기도 하다. 프리랜서로 일한 미 팀장, 신입사원이었으나 지금은 다른 길을 찾아간 정 사원은 캐릭터로만 남아있다.

소재는 일상과 주변 직장인들을 통해 얻는다. 아이디어 회의는 5명의 전 직원이 함께 하고, 작화는 2명의 디자이너가 맡고 있다. 박 대표는 “‘살만 남은 직장생활’ ‘오늘 점심 또 국밥이냐’ 같은 에피소드는 우리 일상이에요. 우리 실장님이 국밥 마니아라 가끔 고통스러웠거든요”라고 말했다.

불개미상회의 재미는 ‘언어유희’와 슬픈 현실을 긍정으로 승화하는 ‘정신승리’ 자세로 보여주는 데 있다. 내게 일이 몰리는 건 “귀여운 탓이겠지”라며 춤을 추고, ‘신입한테 갔다가 돌아온 일·부장님이 시킨 일·차장님이 미룬 일’로 할 일이 많은 상황은 수확할 게 많아 풍년을 기뻐하는 농부로 그리는 식이다. 나만 일하는 것 같아 억울하고, 내 야근비를 회식으로 쓰는 상황엔 황당하고, 상사의 재미없는 유머를 받아주느라 지친 직장인들의 하루를 웃음으로 치유해주는 힘이 있다.

“아직 캐릭터에 대한 상세 설정을 다 공개하진 않아 재밌는 그림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박 대표는 “나만 일에 찌들어 사는 것 같아 바보 같고 초라하게 느껴질 때 우리 만화를 보고 피식거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못난 것이 아니라 이 시대가 많이 고달픈 거니까요. 힘내세요”라며 직장인들을 향한 위로를 건넸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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