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가운데 마지막 복날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서초동 법조타운으로 몰려간 까닭은 무엇일까.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회원들이 말복인 11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서초동 법조타운 식당가에서 복숭아와 채식버거를 나눠주는 ‘건강한 복달임, 고통 없는 복날’ 캠페인을 펼쳤다.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은 법조인들이 유독 다른 사회구성원들에 견줘 보신탕을 즐기고 있다는 것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이날 서초동을 찾았다. 법원과 검찰 내부에는 정기적으로 보신탕을 먹는 모임이 있고, 보신탕집이 회식 장소로 애용되기도 할 만큼 법조인들의 보신탕 사랑은 대단하다. 실제로 서초동 법조타운은 보신탕의 메카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보신탕집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도 서초동의 보신탕집엔 손님들이 가득찼다.
평소 보신탕 집에서 자주 회식을 한다는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몸 보신의 상징이 ‘개고기’라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지 복날에는 로펌 대표님이 꼭 보신탕에 데려간다”며 “처음엔 개고기라서 안 먹는다고 말하기가 불편했고, 이후엔 서초동의 회식 문화라고 생각해왔기에 별다른 문제의식을 못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최일택(36)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개식용은 음식물 쓰레기 급여, 지옥 같은 사육 환경, 잔인한 도살 등으로 ‘동물학대의 종합세트’라고 불릴 만큼 문제가 있는 구시대의 잔재”라며 “보신탕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동물보호법은 물론 폐기물 관리법, 식품위생법, 축산물위생관리법 등 여러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조인들이 앞장서 동물보호법에 대해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복숭아와 채식버거를 시민 600명에게 나눠준 뒤 ‘개 전기도살 무죄 판결’ 파기 촉구 서명 운동을 벌였다. 지난달 9일, 개 30마리를 묶어 놓고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로 도살해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개 농장주에게 인천지법이 무죄를 선고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들은 오후 1시께 캠페인 장소에서부터 대법원까지 개식용 반대 행진을 하고 자진 해산했다.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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