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135명, 정년 70살 보장받게 돼
경희대 2015년 발표한 ‘경희모델’ 2년만에 결실
경희대 2015년 발표한 ‘경희모델’ 2년만에 결실
경희대가 자회사를 설립해 청소 노동자 전원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70살까지 정년을 보장하기로 했다. 대학 당국이 직접 나서 청소 노동자 전원의 고용을 보장한 것은 드문 일이다.
경희대는 26일 “학교 산학협력단 기술지주회사가 지난 1일 자회사 ‘케이에코텍’을 설립해 청소 노동자 135명을 직접 고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은 2015년 10월 발표한 ‘경희모델’에 따른 것이다. 당시 경희대는 민간 싱크탱크 희망제작소가 노동 문제에 대한 실천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개최한 ‘사다리 포럼’에 참가해 ‘자회사를 통한 청소 노동자 직접 채용’ 계획을 밝혔다.
당시 포럼에서는 △직접 고용 △자회사를 통한 고용 △청소 노동자들이 설립한 협동조합에 청소 용역을 맡기는 방식 등 세가지 제안이 나왔다. 직접 고용의 경우 고용 안정성은 높지만, 기존 대학 내 직군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청소 노동자 정년이 60살 미만이 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청소 노동자 대부분이 고령이라 받아들이기 힘든 모델이었다. 이에 따라 경희대는 ‘자회사를 통한 고용’ 방식을 택했다.
케이에코텍과 경희대 청소 노동자 노조는 다음달 초 임금, 복지, 노동환경 등을 놓고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이 대학 청소 노동자 백영란(59)씨는 “근로계약서를 썼다. 매년 용역 계약을 해야 했던 그동안과 달리 한번 쓰면 정년까지 안 써도 되니까 기쁘다”고 말했다. 조진원 케이에코텍 사장은 “케이에코텍 설립은 새로운 실험인 만큼 좋은 모델로 발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희망제작소 객원연구원인 임주환 변호사는 “기존 비정규직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노사가 합의해서 만들어낸 새로운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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