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 설치된 ‘강남스타일 말춤’ 동상.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 강남구청이 설치한 ‘강남스타일 말춤 손목’ 동상이 다시 화제다. 이 노래 한 곡으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오른 가수 싸이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상에 대해 “과하다”는 반응을 내놓자, 이 동상 설치 전말을 알고 있는 여선웅 강남구의원이 동상제작 뒷이야기를 전하면서다.
싸이는 24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동상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는 질문에 “과하다고 생각해요. 손만 해놓은 것도 뭔가 웃겨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에 없던 히트를 해서 다들 즐거웠던 건 사실이지만 그냥 제 직업이어서 하다가 그렇게 된 거예요. 나라를 위한 일도 아니었는데 (강남)구에서 세금으로 동상을 세우는 게 처음부터 정말 감사하지만 너무 과하다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동상 제작에 부정적이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여선웅 강남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싸이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면서 “당시 싸이 쪽에서 동상 제작에 부정적이어서 말춤 동상을 제작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뒷이야기를 올렸다. 여 의원은 “이제야 나왔네요. 속사정은 더 황당합니다”라며 “싸이가 본인 동상을 반대하니 의미 없는 사업이었습니다. 싸이 말춤 동상이 아니면 할 필요가 없었죠. 정상적이면 포기해야 되는데 기어코 손목이라도 만들어 버린 겁니다. 그래서 저 손목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상징하게 되는 황당한 일이 된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 손목만 있으니 무섭다고 했죠. 주인공도, 강남구의회도, 주민도 반대했는데 신연희 구청장이 밀어붙였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아직도 의문입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강남스타일 말춤 동상’은 높이 5.3m, 폭 8.3m 청동소재의 대형 동상이다. 강남구가 2016년 4월 예산 4억여원을 들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에 세웠다. 동상은 말춤의 특징인 교차된 양손에 영어로 ‘강남스타일(GANG NAM STYLE)’이 새겨져 있다. 당시 강남구는 “세계적인 인기를 끈 말춤을 형상화한 동상을 세우면 이 동상은 강남의 상징이 돼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모여들 것”이라며 제작 배경을 밝혔다(▶관련기사:
4억짜리 ‘강남스타일 말춤 청동상’ 짓겠다는 강남구). 하지만 당시 강남구의 계획이 알려지면서 거센 찬반 논란이 일었고, 설치된 뒤에도 “예산 낭비” “흉물”이라는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동상에 대해 “과하다”는 의견을 밝힌 싸이는 자신과 인연이 깊은 동상 제막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2016년 4월16일 코엑스 앞에서 열린 제막식을 알리는 강남구청 보도자료에는 피에스타, 에이핑크, 러블리즈 등의 가수 이름만 올라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신연희 서울강남구청장이 6월21일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여 의원이 동상 제작을 밀어붙였다고 지적한 신 구청장은 현재 지난 5월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비방한 가짜뉴스를 퍼뜨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3월13일 카카오톡 한 단체 대화방에 “‘문재인을 지지하면 대한민국이 망하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는 글과 ‘놈현·문죄인의 엄청난 비자금’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다.(▶관련기사:
‘문재인 비방글’ 신연희 강남구청장 검찰 소환)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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