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은서 간이식 못하면 1년밖에…” 수술비 긴급호소
선천성 담도폐쇄로 간경화 앓아 수술비 긴급호소
“간경화를 앓고 있는 네 살 은서를 살려주세요.”
네 살짜리 어린이가 간경화를 앓고 있다고? 간경화는 술을 많이 마시는 어른들이나 걸리는 병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네 살밖에 안 된 조은서양은 선천성담도폐쇄 때문에 간경화라는 모진 병을 앓고 있다. 복수가 차오르기 때문에 배는 항상 부풀어있고, 얼굴도 고열로 벌겋게 달아올라 있다.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한다면 은서가 세상을 볼 수 있는 날은 기껏해야 앞으로 1년쯤일 것으로 의료진은 보고 있다.
선천성담도폐쇄증이란 담관이 막혀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못해 간에 손상을 주는 병이다. 은서는 태어난 지 50일 만에 담도를 뚫는 큰 수술을 받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지속적인 치료를 못 받는 바람에 증세가 더욱 악화됐다. 또래 친구들이 한창 재롱을 떨며 뛰어다닐 동안 은서는 병원 응급실을 제 집 드나들어야 했다. 지난 9월 심한 복통으로 병원에 입원한 은서는 간 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간 이식을 받는데 필요한 수술비는 4천만원. 은서네로선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은서가 태어날 무렵 은서 아버지가 운영하던 가구공장이 부도가 나 은서네는 1억여원 정도의 빚더미 위에 앉아 있다. 은서를 살려보겠다고 다섯 식구가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10만원짜리 달동네 단칸방으로 이사해서 버티고 있지만, 아버지 조씨의 한달 수입 100여만원으로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가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은서 아버지는 2년 전에 디스크로 수술을 받아 일을 많이 하고 싶어도 해서는 안 되는 처지다. 그런데도 조씨는 수술비를 마련하고자 하루 8시간 넘게 가구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어머니 이재숙(37)씨는 “그동안 병원비 1천여만원은 화성시와 동사무소 등에서 도움을 줘 해결했지만 수술비며 앞으로의 치료비는 또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돈 없이 살아가는 것이야 견딜 수 있지만 돈이 없어 막내딸이 고통 받는 걸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니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수술비가 없어 은서가 치료도 못 받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은서가 건강을 회복해 다른 어린이들처럼 뛰어놀 수 있도록 주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02)3010-3053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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