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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취업 안돼 졸업 미뤄, 비용부담…졸업 사진 안 찍는 대학생들

등록 2017-05-29 17:55수정 2017-05-30 09:42

여름학위식 앞 단체사진 촬영 ‘썰렁’
학생 없어 미루거나 교수가 더 많기도
동국대학교 4학년생 정아무개(24)씨는 이번 달 학교에서 진행한 졸업사진 촬영에 응하지 않았다. 취업에 성공할 때까지 졸업을 미룰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씨는 “취업이 안 돼서 졸업유예를 하는 상황에서 졸업사진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나중에 취업에 성공해 졸업한다 해도 친구들이 졸업한 뒤라 졸업사진은 찍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극심한 취업난 탓에 졸업을 연기하는 학생이 늘면서 학교 공식 졸업사진을 촬영하는 학생이 줄고 있다. 여름 졸업식을 위한 졸업사진 촬영 시즌인 5월, 캠퍼스 곳곳에서는 썰렁한 분위기가 종종 연출됐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동국대 교정에서 예정된 사회과학대학 한 학과 단체 졸업사진 촬영은 학생이 아무도 오지 않아 연기됐다. 이어진 공과대학 한 학과 졸업사진 촬영 때는 학생 6명만 모였다. 학생보다 교수가 더 많았다. 사진사는 학생들에게 “교수님 사이사이에 서주세요”라고 주문했다.

다른 대학도 사정이 비슷하다. 숭실대는 매년 여름 졸업생이 1000여명 수준인데, 5월 졸업사진 촬영에 학생 80여명만 응했다. 서울여자대학교 역시 졸업사진 촬영 대상자인 4학년 재학생이 약 1600여명인데, 이 중 230명만 졸업사진을 찍었다.

졸업사진 촬영 업체는 울상이다. 서울 소재 20여개 대학을 다니며 사진 촬영을 해온 한 사진사는 “매년 졸업사진을 찍는 학생들이 10~20%씩 줄고 있다. 지금대로라면 대학 졸업앨범 자체가 곧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난 때문에 같은 해 입학한 동기라해도 졸업시기가 제각각 달라지면서 친구들끼리 자신들만의 졸업사진을 찍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졸업을 앞둔 성균관대생 천아무개(23)씨는 친구들과 함께 사진관을 찾아 단체 사진을 찍는 것으로 졸업앨범을 대체하기로 했다. 취업 상황이 제각각이라 같은 해 입학한 동기들의 졸업 시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천씨는 “학과 동기들은 취업 준비로 대부분 졸업을 유예했다”며 “잘 모르는 학과 사람들과 촬영하는 졸업사진에 별 의미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공식촬영을 위해 필요한 화장이나 의상 마련에 드는 비용도 학생들에겐 부담이다.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한 이아무개(23)씨는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을 받는 데 6만~8만원이 든다”며 ”친구들은 예쁘게 꾸미고 와서 찍는데 혼자만 그냥 찍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치장을 하자니 비용이 부담스러워 공식촬영 대신 졸업식 날 친구들끼리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최호진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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