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공기 맑은 공항·아이스링크로…미세먼지 ‘난민들’

등록 2017-05-15 16:34수정 2017-05-15 20:37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매우나쁨’을 기록했던 지난 6일, 서울에 사는 직장인 박아무개(32)씨는 인천공항으로 가는 공항철도에 몸을 실었다. ‘최악 절대 나가지 마세요!!!’라는 경고문이 일부 날씨예보 앱에 뜨는 상황에서 찾은 나름의 미세먼지 탈출법이었다. 박씨는 인천공항 내 여러 편의시설을 이용하면서 시간을 보낸 뒤, 오후 늦게 서울로 돌아왔다. 그는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사는데, 집에만 있기 답답할 때 실내공기가 좋은 공항을 찾는다”고 말했다.

연일 미세먼지 예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박씨처럼 자기만의 ‘피난처’를 찾아내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실내 미세먼지 관리가 철저히 이뤄지는 장소들이다. 공항이 대표적 ‘공기 오아시스’로 꼽힌다. 박씨가 찾는 인천공항은 미세먼지가 법정 기준치를 밑돈다.

15일 <한겨레>가 국토해양부에서 입수한 지난해 전국 15개 ‘여객터미널 실내공기질 관리 현황’ 자료를 보면, 인천공항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29.9㎍/㎥를 기록했다. 다중이용시설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에서 정한 미세먼지 기준치는 150㎍/㎥다. 청주공항 17.5㎍/㎥과 김포공항 37.3㎍/㎥ 등 15개 공항 모두 법이 정한 기준치 아래였다. 인천공항공사는 누리집을 통해 공항 내 20여곳에서 측정한 실내 공기질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 내 대기 환경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자동으로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공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를 피해 아이스링크장을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송아무개(45·서울 양천구)씨는 미세먼지가 자욱한 날 자녀들과 함께 인근 아이스링크장을 찾는다. 송씨는 “야외활동이 어려워 우연히 아이스링크장을 찾았는데 특유의 쾌적함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스링크장은 실내에 먼지를 유발하는 요인이 거의 없어 미세먼지가 적다.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아이스링크장 관계자는 “빙상장은 습도조절에 민감해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공조 시스템이 잘 마련돼있다”며 “2시간에 한 번씩 정빙기로 빙판을 다듬는데, 전기를 이용하는 장비라 매연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미세먼지로 실외 활동이 제한되다 보니 학교 쪽에서 단체 강습 문의도 자주 들어온다고 한다.

공기청정기가 설치된 키즈카페도 엄마들의 단골 피난처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최아무개(34)씨는 육아 정보 등이 올라오는 커뮤니티에 쉼 없이 드나든다. 공기청정기가 설치된 실내 공간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이다. 최씨는 “엄마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카페에 공기청정기를 갖춘 키즈카페 정보가 올라온다. 상호명은 없지만 글쓴이한테 쪽지를 보내 정보를 얻는다”며 “아이들이 마음 놓고 숨 쉴 곳이 없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윤석열, 검찰 조사 출석거부 사유 “변호사 선임 안 끝나” 1.

[단독] 윤석열, 검찰 조사 출석거부 사유 “변호사 선임 안 끝나”

‘윤석열 내란수괴’ 증거 뚜렷…계속 출석 불응 땐 체포영장 전망 2.

‘윤석열 내란수괴’ 증거 뚜렷…계속 출석 불응 땐 체포영장 전망

헌재 ‘9인 완전체’ 되면 진보4-중도보수3-보수2 재편 3.

헌재 ‘9인 완전체’ 되면 진보4-중도보수3-보수2 재편

김용현, 찾다찾다 전광훈 변호인 ‘SOS’…내란 변론 꺼리는 로펌들 4.

김용현, 찾다찾다 전광훈 변호인 ‘SOS’…내란 변론 꺼리는 로펌들

무대 위에서 본 탄핵 집회…“응원봉 말고도 빛나는 모든 게 있었다” 5.

무대 위에서 본 탄핵 집회…“응원봉 말고도 빛나는 모든 게 있었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