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 세월호 동아리 ‘사월’이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세월호 희생학생 형제자매와 함께하는 간담회를 13일 열기로 했다. 덕성여대 세월호 동아리 ‘사월’ 제공
지난 6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 자리한 사회과학 자치도서관. 많게는 하루 100여명이 오가며 공부하는 이 곳에 간이 스크린이 세워졌다. 연세대 세월호 기억 모임인 ‘매듭’에서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세월호 관련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 자유롭게 도서관을 오가던 학생들은 <승선> <꽃바다> <세월오적> 등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를 보러 온 민지원(21·경제학)씨는 “나는 희생자들과 나이가 같은 ‘세월호 세대’다. 참사 1주일 전에 그들처럼 제주도 수학여행도 다녀왔다. 영화에서 ‘아직도 세월호 이야기냐’며 불평하는 분들을 보니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매듭’은 12일부터 사흘간 캠퍼스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13일엔 추모제도 진행한다. 이 모임은 올해에만 신입생 40여명이 새로 가입해 전체 인원이 지난해의 2배(96명)가 됐다.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세대’가 대학가의 세월호 참사 추모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단원고 희생자 250명과 나이대가 같은 이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를 누구보다 아프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한신대학교 세월호참사대책위원회는 10일부터 사흘간 세월호 추모 사진전을 연다. 13일엔 ‘가라앉지 않는 그리움에 관하여’라는 이름의 추모제도 진행한다. 이 행사를 준비 중인 박예림(국어국문학)씨 역시 단원고 희생자들과 나이가 같은 21살이다. 그는 “난 안산 단원고 옆 군포에서 살았던 그들의 친구다. 대학에 와서도 그 친구들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세월호가 인양됐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신대학교 세월호참사대책위원회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10일부터 추모제·사진전·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한신대학교 세월호참사대책위원회 제공
숙명여대 ‘4·16을 기억하는 숙명인 모임’은 이번 주를 ‘학내 세월호 참사 3주기 기억 주간’으로 정했다. ‘기억 주간’엔 세월호 추모 사진전과 세월호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연다. 13일엔 지난해에 이어 학내 강의실에 세월호 희생자 사진과 노란 리본 등으로 꾸민 ‘기억 교실’도 마련한다. 이 행사를 기획한 김소라(23·미디어학)씨는 “행사 때마다 유가족 분들이 오셔서 ‘학생들이 큰 힘이 된다’고 말해줘 더 열심히 행동하게 된다. 세월호 인양으로 학생들 사이에 추모 분위기가 더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덕성여대 세월호 추모 모임인 ‘사월’도 13일 단원고 희생 학생 박예슬양의 동생 박예진씨, 박성호군의 누나 박보나씨를 초대해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황금비 권승록 기자
with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