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지난 5일 526명이 들어와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린 글과 동영상 링크. “이건 문재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을 꺾을 수 있는 절대적 자료, 세월호 책임은 문재인에게 있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이 유튜브 영상은 해당 방송사의 저작권 침해 신고로 지워져 있다. 진선미 의원 제공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빨갱이’로 표현한 글을 공유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신 구청장은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취지의 글을 공유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 당하자 “내용을 읽어보지 않고 무심코 공유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24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신 구청장은 529명이 활동하는 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지난 3일부터 열흘간 매일 1~3건씩 야당 정치인과 헌재의 탄핵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총 24편이다. 이 카톡방엔 박 전 대통령의 대리인 서석구 변호사가 적극 활동하고 있었고,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도 들어와 있었다.
선거법 위반 혐의가 짙은 글도 다수 있었다. 신 구청장은 지난 5일 “이건 문재인을 꺾을 수 있는 절대적 자료, 세월호 책임은 문재인에게 있다”는 소개글이 달린 종편 뉴스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은 현재 삭제돼있다. 지난 7일엔 “양산에 빨갱이 대장 잡으러 간 태극기 애국보수 국민들!!! 자랑스럽습니다!!”라는 소개글이 달린 경남 양산에 있는 문 전 대표 자택 앞에 시위하는 극우단체 회원들을 촬영한 동영상을 공유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을 전후로 폭력 시위를 선동하는 등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한 글도 많았다. 헌재 선고 당일 아침에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3000리 금수강산이 피로 물들 것이다!!”(10일)라는 글을 공유했고,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에 올라온 탄핵 반대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지난 6일엔 “추미애(더민주 대표), 우상호 대통령 살해 협박. 박근혜 목숨만은 살려주마~ 막말 충격!!!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미쳤나???”라는 글도 공유했는데, 이 글은 우 대표가 지난해 11월 박 전 대통령에게 검찰 조사, 2선 후퇴 등을 요구하며 “요구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시쳇말로 목숨만은 살려주겠다”고 말한 것을 과장한 글이었다.
신 구청장은 최근 150여명이 가입된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문재인을 지지하면 대한민국이 망하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는 글과 “놈현·문죄인의 엄청난 비자금” 동영상 등 2건을 유포했다는 사실(
신연희 구청장 “놈현·문죄인 엄청난 비자금” 유포 논란)이 드러나자 “매일 수많은 단체로부터 들어온 수백개의 카톡 메시지를 미처 읽어보지도 못하고 받은 그대로 무심코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가 비슷한 글 24건을 추가로 공유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3일 문 전 대표를 비방하며 허위사실 등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신 구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진선미 의원은 “검찰은 가짜뉴스 유통의 핵심창구인 신 구청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가짜뉴스 생산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날 신 구청장의 해명을 들으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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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지난 6일 526명이 들어와 있는 카톡방에 공유한 글과 동영상 링크. “추미애(더민주 대표), 우상호 대통령 살해 협박. 박근혜 목숨만은 살려주마~ 막말 충격!!!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미쳤나???”라는 내용이다. 진선미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