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부당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소환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조사를 앞두고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18일 오후 1시57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지난해 11월 1기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소환된데 이어 넉달 만의 검찰 소환이다. 검정 정장 차림의 최 회장은 재소환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없이 거듭 미소만 지었다. 그는 ‘재단 출연금 100여억원을 대가로 사면 청탁을 했느냐’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할 때 면세점 관련 청탁을 한 게 맞느냐’ 등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향했다.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고 말했다. 검찰은 21일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두고 최 회장의 사면 등을 둘러싼 청와대 쪽과 에스케이 쪽의 거래 의혹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태원 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에스케이 쪽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보낸 감사 문자메시지가 법정에서 공개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후 검찰 수사방향이 최회장으로 쏠릴 수 있다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지난 13일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수석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은 김창근 에스케이(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지난 2015년 8월13일 “하늘같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최태원회장과 SK 식구들을 대신해 감사말씀 드립니다. 최태원 회장 사면해 복권시켜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안종범 전 수석에게 보냈다고 했었다. 최 회장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다음날 새벽 출소했다. 최 회장은 회사돈을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됐지만 2년7개월만에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검찰은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대가로 에스케이그룹이 면세점 인허가, 계열사 세무조사, 주파수 경매, 씨제이(CJ)헬로비전 인수 등 현안에 관해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으려고 했는지 등도 수사 중이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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