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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탄핵은 반란, 김정은이 촛불 부추겨”… 대통령쪽 최후변론도 ‘종북몰이’

등록 2017-02-27 17:36수정 2017-02-28 01:32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서석구 변호사를 비롯한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서석구 변호사를 비롯한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변론 순서도 못정한채 우왕좌왕
15명이 5시간동안 발언 ‘시간끌기’
‘헌재 자멸’ 등 감정적 표현에 호통도
‘당뇨’ 주장 김평우, 혼자서 44분 써
“박 대통령도 인간이고, 완벽하고 전지전능한 인간은 없다. 다음 대통령 땐 세월호 같은 재난사고가 안 생길 거 같은가? (중략) 대통령이 세월호 피해자를 구호해야 하는 정치적 책임 있다는 건, 조선 시대 왕에게 있던 것이다.”(김평우 변호사)

“북한이 최순실 사건을 폭로한 남조선 언론을 극찬했다. 6·25 호국영령들이 통곡할 일이다. (중략) 탄핵은 대한민국에 대한 선전포고이고, 반란이다!”(서석구 변호사)

27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의 최후변론은 탄핵 반대 집회 현장을 방불케 했다. 탄핵소추 사유에 대한 법리적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종북’, ‘헌재 자멸’ 등 감정적인 표현을 동원하고 재판관들을 향해 호통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오후 3시24분께부터 8시37분까지 무려 5시간 동안 15명의 변호사가 발언을 이어갔다. 1시간13분 동안 발언한 국회 쪽의 5배에 달했다. 특히 네번째로 나선 김평우 변호사는 “세월호 사건은 2년 반 전의 일인데, 탄핵은 옛날 옛적 일 갖고 하는 게 아니다. 탄핵은 시효가 없나?”, “(여론조사) 인기는 주식시세 같은 거다. 그때그때 바뀌는 것”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혼자서 44분을 썼다. 이어 손범규 변호사도 “세월호 참사는 선박회사의 안전불감증, 선장의 도망으로 인한 어처구니없는 사고다. 대통령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사고만큼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거들었다. 열세번째로 발언에 나선 서석구 변호사는 고영태씨를 ‘여성전용 접대부’로 묘사하고, “북한의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촛불시위를 부추겼다”고 발언하는 등 ‘종북몰이’를 하기도 했다.

감정적 언사와 늘어지는 변론 탓에 박 대통령 쪽은 여러 차례 재판관들의 제지를 당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국회 쪽이) 뜻도 모르는 ‘비선 실세’라는 단어로 대통령을 때려잡겠다고 한다”고 했다가 이정미 재판관한테서 ‘용어 선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석구 변호사는 애초 약속한 30여분을 대부분 소진해 법원 직원이 포스트잇 메모를 통해 변론을 간략히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들은 마지막 변론에서도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이동흡 변호사와 전병관 변호사, 이중환 변호사 등 대표 대리인들이 최후진술을 마친 뒤 6~7명의 대리인이 추가 진술을 하겠다며 우후죽순 손을 들었다. 이들은 최후진술 순서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사법연수원 연령(기수) 순으로 하자”, “김평우 변호사가 당뇨가 있어 순서를 당겨달라” 등 중구난방이었다. 결국 이 재판관이 “나중에 변론에 참여하신 분은 나중에 해달라”고 정리했다. 대리인들은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뒤 재판관이 충원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탄핵심판 각하를, 다른 대리인들은 ‘탄핵소추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며 기각을 주장하는 등 사전에 변론 방향을 조율하지 않은 모습도 보였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조원룡 변호사는 변론 재개와 재판 속개를 신청했지만, 이중환 변호사는 변론 종료 뒤 브리핑에서 “조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한 주장인데, 저는 그 주장에 찬성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소은 김민경 김지훈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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